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친윤 주자로 발돋움하고 있는 김기현 의원이 안철수·윤상현 의원의 '당 대표 수도권 출마론'을 "한가한 이야기", "난센스"라고 공격한 가운데, 장제원 의원도 "패륜적 발언", "허장성세" 등 거친 말을 쏟아내며 보조를 맞췄다. 영남에 기반한 '김장연대'와 안·윤 의원의 '수도권 연대'가 맞부딪치고 있는 모양새다. 장 의원은 지난 3일 TV조선 인터뷰에서 '수도권 출마론'에 대해 "군소 후보들이 수도권 지역구로 바꾸라고 하는데 정치의 기본을 망각한 이야기"라며 "정치인의 근본인 지역구를 건드리는 것만큼 치졸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어 "이건(수도권 출마론) 어떻게 보면 그 지역 구민을 무시한 패륜적 발언이고 허장성세"라며 "뽑아준 지역 구민들을 배신하고 수도권 지역 지도자가 되겠다는 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지역주민들의 양해를 구하고 협의를 통해 해야하는 것이지, 공학적으로 지역구를 버리고 출마하라는 건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정권 창출의 거점이 영남인데, 영남을 짓밟는 발언을 하면 되겠나"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차기 당 대표는 그야말로 지휘자로서, 연대와 통합으로 당을 이끌어 나가야 하고, 지역별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분을 발굴해서 그들과 함께 총선을 지휘할 수 있는 사람 아니냐"라며 "당원 80만 시대, 똘똘 뭉쳐서 단합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갈라치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장 의원의 과거 발언을 인용해 즉각 반격에 나섰다. 윤 의원은 "2012년 1월 17일 장제원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님들에게 전부 적진 출마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간판급 후보 주자들의 과감한 승부수에는 뭔가 반드시 이뤄 보려는 치열함이 보인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안주하려고만 한다. 안주하면 지켜질까요'라고도 덧붙였다"며 "그 당시 장제원 의원 호소가 아직도 들린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윤 의원은 "한나라당 중진 선배님들은 뭐하시나. 아무도 적진에 뛰어드시질 않나? 그냥 국회의원 한 번 더 하시려면 자신의 지역구에 나가라. 역시 한나라당은… 통탄한다"라는 장 의원의 당시 발언을 재차 인용한 뒤 "소장파였던 장제원 의원이 이제는 꼰대가 되었는지, 격전지에 뛰어드는 기개를 패륜이라고 표현하는 걸 보니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윤핵관'들은 모두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시라"고 썼다. 이어 지난달 30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선거에 나오는 모든 후보님들에게 수도권에서 출마하겠다'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안 의원도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윤 의원의 수도권 출마 선언 제안에 크게 공감한다"고 화답했고, 나경원 전 의원도 "수도권의 민심을 제일 잘 알고 또 수도권과 공감할 수 있는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부분에 공감한다"고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른바 김장연대에 대해 범친윤계 주자들이 합심해 견제하는 구도가 된 셈이다. 김 의원은 '수도권 출마론'을 "갈라치기"로 규정하며 반격을 꾀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일부에서 당 대표의 수도권 출마가 총선 승리에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이치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본령은 무시하고 곁가지에만 집착하는 꼴"이라며 "당 대표의 수도권 출마 여부가 아니라 당 지지율을 올리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공천 시스템을 만드는 당 대표의 리더십에 따라 총선 승패가 갈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가까운 예로 3년 전 총선 당시 황교안 전 대표는 수도권에서, 그것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 출마했었으나, 개표 결과 우리 당은 궤멸 수준의 참패를 당했다"며 "반면 선거의 여왕이라 불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당 대표,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을 이끄셨을 당시 우리 당은 거의 모든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안·윤 의원을 향해 "혹시 본인들의 지역구 경쟁력이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사정 때문에 당 대표직의 후광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고 공세를 편 뒤 "당내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갈라치기하는 이런 정치공세는 당의 단합을 해칠 뿐 내년 총선 승리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윤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장연대' 주역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즉각 재반박에 나섰다. 윤 의원은 "김기현 의원님,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에 앞장 섰던 안철수 의원님께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고 공개적으로 등을 떠민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며 "안 의원이 정부 출범의 밑그림을 그린 인수위원장이라는 이유로 험지 출마를 요구하신 분이, 당 대표로서 선거 판 자체를 바꿀 결기를 보여달라는 요구에는 왜 회피로 일관하나"라고 썼다. 윤 의원은 이어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의 수도권 출마 요구'는 때와 사람을 가리는 모양이다"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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