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어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결의안을 의결했다. 이 결의안은 오는 27일부터 예정된 국회 전원위원회 회의의 안건이 된다. 다만 정개특위는 전체 의원 정수를 300인으로 고정한 상태에서 지역구 의원 축소 등의 구체적 방안은 결의안에 담지 않았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정치개혁을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이 강조한 '비례대표 확대'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정개특위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결의안은 총 3가지 선거제도 개편안을 병렬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 +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둘째는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 + 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셋째는 '현행 소선거구제 + 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이다. 첫째 안인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는 3~5인을 뽑는 중대선거구와 1인을 뽑는 소선거구를 동시에 두는 복합선거구제로, 비례대표는 6개 또는 17개 권역별로 나눠 뽑는다는 안이다. 둘째 안은 전국 공히 지역구별로 4~7인을 뽑는 대선거구제를 운영하되 비례대표는 20대 총선 때의 방식으로 되돌린다는 내용이다. 셋째 안은 사실상 현행 선거제도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되, 비례대표를 전국단위가 아닌 6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하자는 것이 골자이다. 지역구 축소조정이나 비례대표 확대 등의 기존 논의와 관련해서는, 유일하게 셋째 안에만 "선거 결과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지역구 및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에 대해 논의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3가지 안은 모두 '국회의 의원정수는 300명으로 한다'는 내용을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앞서 국회의장 자문기구 제안을 반영해 정개특위 소위원회가 마련했던 안은 3개안 중 2가지 경우에 의원 정수를 최대 50인 늘린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으나, 국민의힘 지도부가 돌연 반대 의사를 표하고 민주당 측도 이에 동참하면서 여야 간사 합의로 수정안이 성안됐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할 경우에도 지역구 의원 수를 극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비례대표 의원 수를 충분히 확충할 수 없고,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한에서는 "의석 비율 논의"를 아무리 한들 비례대표 수는 현재의 47석에서 거의 그대로일 확률이 높다.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현행 선거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사표율이 너무 높고 그것이 정치를 출발부터 왜곡시킨다는 것"이라며 "한국이 OECD 중에 가장 비례대표 비율이 낮다", "현행 소선거구제를 놔두고 비례대표만 보강하고 강화해도 지금보다 개선될 수 있다"고 했었다. 민주당은 "개문발차"라며 이날 정개특위 안에 전원위 논의가 구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전재수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결의안은 추후 전원위 논의에 대한 가이드라인 같은 것이 전혀 아니다. 전원위 개문발차를 위한 형식에 불과하다"며 "구체적 논의는 국회의원 300명(실제로는 299명)이 자신이 선호하는 선거제에 관한 의견을 전원위에서 양심과 소신에 따라 밝혀서 공통분모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개특위 위원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그러나 "양당 지도부가 의원 정수 의제를 아예 전원위 토론에서 사실상 배제시킨 것은 유감"이라며 "물론 의원정수 확대는 국민의 동의가 전제돼야 하지만, 그 이전에 국회에 대한 불신과 반정치 정서를 선동해 정치적 득을 보고자하는 포퓰리즘 정치가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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