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론'은 국회의원 선거철마다 돌림노래처럼 반복된 해묵은 주장이다. 양당 구도가 공고한 한국 정치권에서 제3세력은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세력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제3세력이라 일컫던 정치인들은 총선이 지나면 거대 양당에 편입되거나 소멸해 가뭇없이 사라지기 일쑤였다. 22대 총선을 1년여 앞에 둔 올해도 어김 없이 제3지대론을 띄우는 이들이 나타났다. 과거 여야 대선을 총지휘한 경험이 있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 민주당 내 대표 '소수파'로 불리는 이상민 의원 등이다. 이들은 1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 토론회에서 정치 원로로서, 제3세력을 이끌려는 당사자로서, 기존 정치세력에 몸담고 있는 정치인 입장에서 제3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이 말하는 제3지대론은 과거와 무엇이 다를까. 이번엔 과연 제대로 먹힐까. 김 전 비대위원장은 '사람 중심이 아닌 문제 해결 중심의 세력'을 강조했다. 그는 자살률, 노인빈곤율, 출산율 악화 지표를 언급하면서 "1990년대 초 일본의 유력 정치인이 '일본의 이런 정치 시스템으로는 미래 희망이 없다. 자민당이 도저히 변화를 추구하지 못해서 일본은 더 이상 발전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며 "우리나라 정치 현실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초입에 들어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두 당의 정강정책은 그럴듯하게 만들어져 있으나 실질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두 정당 다 하고 있지 않다"며 "두 당이 우리나라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전혀 해결할 능력이 없다. 지난 20년이 입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지난 20년 간 속아왔다 생각하고 정치 불신이 극도에 달했다"면서 "이제는 사람 중심으로 정당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력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금 전 의원도 김 전 비대위원장 주장과 유사한 맥락에서 "(제3세력은) 단순히 기존 정당들의 행태를 반대하고 비판하는 '반사체'가 되는 데서 존재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 비전을 제시하는 '발광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정치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보통 사람들의 삶”이라면서 "둘이 합쳐서 350만 원을 버는 커플이 어떻게 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도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갖게 할 수 있을지 길을 제시하고 답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충선에서 30석 정도를 차지할 수 있는 정당이 나타난다면 한국 정치를 밑바닥부터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 "용기를 갖고 이 길에 매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존 정당을 대체할 조직을 구성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역으로 그런 상황이 오히려 새로운 세력에 대한 과대한 기대를 낮추고 시간과 여유를 부여한다”면서 "진짜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틀을 만들 수 있는 세력이 등장한다면 (유권자들은) 얼마든지 선택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정치권에 때가 되면 개별 정치인에 대해 물갈이 해야 한다고 하고, 마치 물갈이 비율을 가지고 얼마나 새로운 건가 하는데, 이는 선거용이고 호도용”이라면서 "개인 물갈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정당, 정치 세력의 물갈이가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기 계신 청년들도 그렇고, 거대 정당에 몸 담지 않은 분들이 황무지 개척하듯 용기가 필요하다”면서 "처음부터 정당을 결성하겠다는 생각보단 느슨한, 완만한 연대부터 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다”며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중도파라는 분들이 대체로 자기 주관이 강한 분들이어서 정당을 결성해서 (정당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잘 깨진다”면서 "느슨하고 완만한 연대로 시작하되 선거 땐 무소속 연대로 해도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설사 한두 석이라도 진입할 용기를 가지고 시작하면 한국정치가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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