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동생 회동아. 2023년 4월 26일,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한 너에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공동 공갈이라고 적시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5월 1일, 영장실장심사 당일까지 괴롭고 억울하고 수치스럽고 심경이 얼마나 복잡했을까."
지난 노동절 '노조탄압'에 저항하며 분신·사망한 건설 노동자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의 유가족이 17일 상복을 입고 건설노조 집회 연단에 올랐다. 양 지대장의 형인 양회선 씨는 눈물을 흘리며 양 씨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읽었다. 연단에 함께 오른 양 씨의 배우자와 누나, 그리고 매형도 연신 눈물을 흘렸다. 양 씨는 이날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양회동 열사 염원 실현! 노동, 민생, 민주, 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 무대에 올라 "힘든 상황에서도 나는 살야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아이와 아내를 두고 떠날수는 없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을 터인데(극단 선택을 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양 씨는 아버지를 여의고 자란 어린시절을 언급하며 가족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했다고 양회동 씨를 추억했다. 그는 양회동 씨가 "태어나서 투병중인 아버지 품에 제대로 안겨보지도 못하고 3개월도 안 되어서 아버지를 잃었"다며 "성장해가면서 아버지 빈자리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몸소 뼈저리게 느꼈다"고 과거를 돌아 봤다. 이어 양 씨는 "우리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가족을 끝까지 지키고 살아야 한다고 약속했다"며 "큰 아픔을 알기에 가족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양 씨는 " 2월부터 받아온 세 차례의 소환조사와 휴대폰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로 인한 고통들에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라고 탄식하며 "가족을 지킬 수 있는 힘도, 자기 자신을 이겨내고 버틸 수 있는 힘도 다 무너지고 말았구나"라고 말하며 또 눈물을 훔쳤다.
양 씨는 "지금도 먼저 떠난 네가 밉고 안타깝고 침통한 마음 뿐"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너는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일하는 노동자가 떳떳하게 사는 세상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고 동생을 추억했다. 이어 "못난 형이 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언젠가 널 만나면 너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노력했었다고, 그리고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셨다고 꼭 얘기해줄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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