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발사를 예고했던 첫날 군사 정찰 위성을 올려두기 위한 발사체를 발사했다. 31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6시 29분경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방향으로 발사된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 바다의 상공을 통과했고 군은 정상적인 비행 여부를 확인중에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군은 북한의 발사체가 기존에 낙하 예고했던 지점까지 가지 못한 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며 공중 폭발이나 추락 가능성을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9일 북한은 오는 31일 0시부터 다음달 11일 0시까지 국제해사기구(IMO)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에 인공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통보했는데, 첫날 발사가 바로 이뤄진 셈이다. 군사 정찰 위성은 북한이 지난 2021년 당 대회 때 제시했던 군사 과업 중 하나다. 당시 북한은 고체형 ICBM, 핵잠수함,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무인정찰기와 함께 군 정찰위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후 구체적인 발사 계획은 지난해 12월 19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의 '국가우주개발국 정찰위성개발을 위한 중요시험 진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예고됐다. 당시 통신은 2023년 4월까지 군사 정찰 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예정됐던 올해 4월 발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지난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상설 위성발사 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는데, 이 때 김 위원장이 "사업정형을 구체적으로 료해하시고 총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환경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돌아보시였다"고 보도해 발사 준비가 어느 정도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이어 지난 30일 북한 군부 2인자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신들의 군사 정찰 위성은 미국과 남한의 군사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며 위성 외에 다른 군사적 정찰 수단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 일본과 함께 북한의 위성 발사가 현실화된다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북한의 행동을 막을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은 없어 보인다. 제재 등으로 북한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우며, 현재 국제 정세를 고려하더라도 중국이나 러시아가 북한을 제어해 줄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군사 행동을 제대로 제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안보리는 지난해부터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그 어떤 공통된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높은 수준의 대응조치인 '결의안'(Resolution)은 커녕 중간 단계 수준인 '의장 성명(Presidential statement)'도, 가장 낮은 수준인 '언론 성명(Press Statement)'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안보리는 4월 17일(현지시각) 뉴욕 유엔 본부에서 그달 13일 북한이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과 관련한 조치를 논의했으나, 북한의 행위를 규탄한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 등은 미국의 군사 행동이 북한의 행위를 불러왔다고 주장해 결국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바 있다. 한편 대통령실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한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경우 필요에 따라 개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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