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원입니다. 가해자가 하급자들의 휴가를 제한하고, 폭행하는 등 비인간적인 행위를 했으나 기관은 가해자가 인사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갑질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는 기관이 가해자를 두둔하고 신고자를 비난하고, 진급을 누락시키는 등 불리한 처우까지 있었습니다."
2018년 7월 5일 정부가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5년이 지난 현재 정부 대책대로 조례를 만든 기초자치단체는 226곳 중 단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2일 기초지자체 226곳의 '갑질' 조례를 전수조사해 공개한 결과를 보면 정부의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에 따라 갑질 조례를 제정한 기초지자체는 경기도 광주시, 전라남도 신안군, 전라남도 여수시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2018년 공공분야의 갑질 근절을 위해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자체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조례·지침 정비 △반기별 기관 차원 갑질 실태조사 실시 △갑질 예방 및 재발방지 교육 △감사·감찰 부서 내 갑질 전담직원 지정·운영 등을 진행해야 한다. 기초지자체 226곳 중 143개(63.3%)가 갑질 조례 자체를 제정하지 않았다. 조례를 만든 지자체는 83곳으로 조례는 있지만 신고·상담 기관 조항이 미흡하거나 없는 기초지자체도 45곳(54.2%)이었다. 반면 '허위 신고자 처벌' 조항을 둔 기초단체는 43곳이었다. 직장갑질119는 폐쇄적인 공직사회 특성상 허위신고 처벌 조항이 있으면 실제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도 신고할 용기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공공분야에서의 갑질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결과도 발표했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여부에 '있다'고 응답한 중앙과 지방 공공기관 직원은 22.6%였다. 괴롭힘을 경험하고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한 비율은 67.9%에 달했다. 임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종합대책이 시행된 지 벌써 5년이지만 아직도 공공부문 갑질에 대한 예방과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조직문화에 회의를 느껴 퇴사하거나 심지어 자살하는 노동자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뒷북 행정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종합대책을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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