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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타도' 외치는 통일부 장관 임명한 사이 북·일 물밑으로 만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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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타도' 외치는 통일부 장관 임명한 사이 북·일 물밑으로 만난 듯 미·일 바라보며 북한 압박만 했던 윤 정부, 뒤통수 맞으며 소외 당하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북한 방문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도 전에 무산됐다. 일본과는 대화 움직임을 보이는 북한이 남한 인사의 방북은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미국과 일본만 바라보던 윤석열 정부가 향후 국면에서 고립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현 회장의 북한 주민 접촉 신고 이후 북한이 이를 거절한 데 대해 "현대아산 측이 북한 주민 접촉 신고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옴에 따라서 오늘 중에 정부는 이를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30일 통일부는 "현대아산 측은 27일 고 정몽헌 회장 20주기 계기 추모 행사를 위한 금강산 지역 방북을 타진하기 위해 북한주민 접촉신고를 한 바 있다"며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1일 북한은 김성일 외무성 국장의 담화를 통해 "남조선(남한)의 그 어떤 인사의 방문의향에 대하여 통보받은 바 없고 알지도 못하며 또한 검토해 볼 의향도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현대아산 측은 3일 "현대아산은 고(故) 정몽헌 회장 20주기를 맞아 금강산 방문 등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못해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며 "향후 적절한 계기가 오기를 기대하고 기다릴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현 회장이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조문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기도 했고 금강산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인사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북한의 이번 거부 결정은 현 회장에 대한 의사표시라기보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발로 읽힌다. 실제 현 회장의 그간 방북에는 남북 간 정세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 정몽헌 회장이 2003년 8월 4일 별세한 이후 현대그룹은 매년 금강산 특구 온정각 맞은편 추모비 앞에서 추모식을 열었는데, 현 회장은 2009년과 2013, 14년에 참석했다. 2016년에는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 남북관계 경색으로 현대그룹 측에서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고 2015년에는 북한이 방북 요청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렇듯 사실상 윤석열 정부와 대화를 거부한 북한이 일본과는 수 차례 물밑접촉을 진행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양국 간 실제 만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일 <동아일보>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 북한과 일본이 최근 두 차례 이상 물밑접촉에 나섰다며 "양측 실무진이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만난 것으로 안다. 일본이 미국에도 사전에 회동 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일 간 물밑접촉 가능성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7일 납북자 귀국 촉구 집회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이어 29일 박상길 북한 외무성 부상이 양측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한 이후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양국 간 물밑접촉에 대해 구병삼 대변인은 "관련한 보도는 봤지만 내용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다만 한국과 미국, 일본 모두 그동안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말했다. 북일 간 접촉 가능성이 나오면서 사실상 대화의 문을 닫고 인권 문제 등으로 북한을 압박만 하려고 하는 한국 정부의 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14일 국회 한반도평화포럼과 (사)한반도평화포럼이 공동으로 주관한 6.15 공동선언 23주년 기념토론회에 참석했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일 간 "물밑으로 상당한 접촉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일본 총리는 능히 평양에 갈 수 있다. 그 때 한국 정부가 뒤통수 맞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북미 관계를 조정하는 식으로 북한에 대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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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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