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둘러싸고 서로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대통령 배우자 가족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국민의힘은 양평군수 일가 특혜 의혹으로 맞받아치는 형국이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김건희 로드', 여러분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국정농단 사례들을 봐왔지만, 수조 원대 국책사업을 아무 설명 없이 갑자기 옮기는 것은 처음 본다"며 "이런 게 국정농단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 이전에는 명분, 핑계 대고 했는데 뻔뻔하게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옮겨놓고는 문제 제기를 하니 이번에 아예 백지화시키겠다고 행패"라면서 "국정을 이런 식으로 행패 부리듯이, 장난하듯이 해서야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 의도대로 강상면에 종점이 설치됐다면 그 인근 축구장 5개 땅을 소유한 대통령 처가는 막대한 개발 이익을 누렸을 것"이라며 "그야말로 국정농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대통령 친인척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 의혹의 전형"이라며 "대통령실과 장관을 비롯해 어느 선까지 사태에 개입했는지 철저하고 신속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업 백지화를 즉각 백지화해야 한다"면서 "비리 의혹을 덮자고 국민을 인질 삼아서야 되겠느냐"면서 "대통령 공약 파기 사례를 또 하나 더하지 말고 원안 추진을 조속히 선언해서 혼란을 정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전날 대통령실이 이번 논란과 관련해 '국토부가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국토부 일이 아니라 대통령이 관장한 국가의 일"이라며 "국토부 일인 것처럼 나 몰라라 하지 말고, 청와대, 아니 '용와대', 아니 용산 대통령실이 나서서 이 사태를 정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특별위원회 의원들과 면담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 대해 "우리 국민을 많이 실망시켰다"며 태도를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IAEA가)수십 년간 일본에 상주하며 검증하겠다고 했다. 이 말은 국민을 설득시키지도, 안심시키지도 못했다"면서 "오히려 수십 년간 문제가 있다는 말로 들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우려해야 하는 것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아니라 북핵이다' 이런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면서 "북핵 문제가 한반도 핵심 과제임을 모르는 국민은 아무도 안 계신다. 우리 국민 수준을 폄하한 대단히 부적절한 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과학적 진정성은 없고 정치적 오만만 가득한 그야말로 정말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로시 사무총장은 어제 비공개회의에서 국제기구와 거버넌스를 만들자는 민주당 제안을 진지하게 답하겠다고 밝혔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이 말이 빈말이 되지 않도록 이른 시일 안에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 여당을 향해 "해양 투기는 30년 이상 지속된다. 정권은 유한하다"면서 "국민 편에 서달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를 졸속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촉구했다.
반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에 대한 민주당의 면담 태도를 두고 "우려했던 대로 시종일관 상식 밖이었다"면서 "정치 색안경을 낀 일방적인 주장만 이어가며 국제 사회 앞에서 대한민국 정치 수준을 깎아내렸다"고 질타했다. 전날 우원식 의원이 그로시 사무총장을 향해 '오염수를 식수나 공업용수로 활용하도록 권고할 의사가 없느냐'는 취지로 물은 데 대한 비판이었다. 윤 원내대표는 "그로시 총장은 집권 경험이 있는 야당과 만남이니 정중하고 합리적인 토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무례한 억지 주장을 계속 이어가자 한숨을 내뱉었다"며 "그로시 총장이 후쿠시마 오염수보다 북핵을 더 걱정해야 한다는 말을 민주당은 뼈아프게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아울러 민주당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통령 배우자 가족 특혜 의혹을 거듭 제기하는 데 대해 "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와 현직 위원장이 주도하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개발 계획을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로 둔갑시켰다"면서 "민주당에게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의 주장에서 유일한 팩트는 대안 예산 종점에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위치한다는 것인데, 원안 노선의 종점 부근에는 민주당 소속 전 양평군수 일가의 땅이 널려있다고 한다"며 "민주당의 논리대로라면 지금 민주당이 원안을 고집한 것은 전 양평군수 일가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고 했다. 이어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기획재정부가 엄격히 경제성을 평가하고, 송파구 하남시 광주군 양평군 등 다수의 지자체가 관여하기에 감시의 눈이 매우 촘촘한 국가 사업"이라며 "국토부가 특정인을 위해 일방적으로 노선변경한다는 것은 사업내용을 잘 모를 때나 할 수 있는 상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민주당이 원안으로 재추진하자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정말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행태"라며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사과부터 하고 양평군민의 희망에 따라 최선의 대안을 찾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언론에 보도된 '주민투표 등을 통한 양평고속도로 사업 재추진'설에 대해서는 "당이나 정부에서 주민투표 관련 논의를 한 바는 없다"며 "(총선 전에 재추진한다는) 그 문제도 논의된 바 없다. 재추진이라는 것은 언론의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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