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문제를 두고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 9일 그로시 총장과 면담에서 "(IAEA 보고서가)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못한다고 얘기하면, 그런 보고서를 가지고 어떻게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누구에게) 책임을 묻겠나?"라고 이야기하자 그로시 총장이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라며 "IAEA는 IAEA대로 또 국회는 국회대로 책임은 다 각자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오염수 방류는 일본 정부의 결정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책임은 일본 정부에게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양이원영 의원은 "IAEA 일반 안전지침에 방류가 최적의 대안인지, 정당한 행위인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 책임을 일본 정부에 넘긴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걸(책임을) 일본 정부에 넘기면 어떻게 하냐. 일본 정부나 한국 정부는 방류를 정당화하는 것을 IAEA 최종보고서로 삼고 있지 않냐라고 (그로시 총장에게) 말씀드렸고, 그래서 만약에 문제가 생길 경우 누가 책임진다는 것이냐고 이야기하니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방류가 정말 정당한 행위인지 그리고 다른 대안은 없는 건지, 이를 확인하는 것도 일본 정부의 책임으로 다 미뤄버린 것에 대한 무책임함 등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IAEA가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IAEA는 이런 문제에 있어서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핵무기를 무기로서의 사용을 막고 핵 발전 및 핵의 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기관"이라고 규정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 (오염수 방류 안전성을 검증할) 마땅한 (국제) 기구가 없다보니 일본이 소위 말하는 용역 계약을 (IAEA와) 한 것"이라며 "그런데 IAEA도 스스로 밝혔다시피 (핵이) 보건이나 경제 또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본인들의 권한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IAEA가 해양 환경 문제나 보건 문제 등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일체 검증 안 했다고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며 "그 부분에 있어서 보건이나 인권, 환경 관련 기구들과 논의하기 위한 (국제적) 거버넌스를 만드는 건 어떠냐고 했더니 (그로시 총장이) 그 점을 열어놓고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ALPS(다핵종제거설비)가 걸러내지 못하는 삼중수소와 관련, 핵발전소를 쓰는 나라에서는 해당 물질이 조금씩 방출되고 있고 공기중에도 존재한다는 지적에 대해 양이원영 의원은 "이 오염수는 정상 원전이 아니라 핵연료가 녹아내려서 다른 기자재와 뒤범벅된 상태에서 지하수가 흘러나온 것이고 이를 ALPS라는 다핵종 제거설비로 처리를 해야 하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핵발전소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오염수는 플루토늄, 아메리슘, 우라늄 같이 굉장히 무겁고 반감기가 긴 맹독성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방사성 물질이 잘 제거됐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이라며 "그런데 그 성능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깨끗하게 처리됐을 거라고 전제 하에 방류하면 문제없다는데, 그렇게 걸러졌다고 하는 K4 탱크 내에서도 플루토늄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들어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해 ALPS로 거르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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