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충북교육감의 "교사는 예비살인자"라는 발언에 교사들뿐 아니라 시민들까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교사의 사명감과 교권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말이지만, 서이초 교사의 사망 사건 등 민감해진 교육계를 불필요하게 자극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윤 교육감은 전날 충북교육청 단재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유·초등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특강에서 "교사들은 예비살인자라고 인정하고 교사가 돼야 하는데"라며 "나는 (이런) 마음 자세가 안 되겠다 그러면 자퇴하고 나가라"라고 말했다. 윤 교육감은 또 "학교에 오면 이 아이에 대해서 가르칠 수 있는 권한이나 전문적인 식견에서 내가 전문가니 나한테 맡기라고 하는 등 당당하게 임"하라며 "선생님보다 돈을 많고, 학벌이 좋은 학부모가 항의해도 당당한 자세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졸고 있는 학생을 지도하다 문제가 생기면 교육감 개인번호를 알려줄 테니 나한테 전화하라"고도 했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초교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진의와 상관없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윤 교육감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초교조는 "지금 교육계는 동료 교사를 잃은 비탄에 빠져 있다. 이러한 교사들의 심정을 공감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하지만 오히려 교사들이 자기 검열을 더욱 강화하기를 바라며 세뇌에 가까운 잘못된 신념을 심으려는 시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초교조는 특히 "이미 윤 교육감은 지난 2022년 1정 교사 연수 특강에서도 "교사들은 눈빛 하나로도 학생을 죽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 점을 잊지 말고 이번 1정 연수에서 그런 가능성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발언을 한 전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교육계의 수장이라는 자조차 이런 시각으로 교사를 보고 있으니,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소식을 접한 한 누리꾼은 "무슨 생각인지"라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르치는게 예비살인 행위란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른 게 말"이라면서 "교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 이렇게 교육감부터 교사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으니 교권붕괴가 일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되자 윤건영 교육감은 이날 충북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시기에 저의 발언 때문에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윤 교육감은 "강의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 교사의 역할과 책임, 진정한 교사의 자세 등을 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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