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취임 후 세 번째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거액의 횡령이나 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기업 총수들이 대거 사면·복권됐으며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도 복권됐다. 국정원 조직을 불법 동원해 대선에 개입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지난해 말 잔여 형기의 절반을 감형받은 데 이어 이날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특별사면·특별감형·특별복권 및 특별감면조치 등에 관한 건'을 재가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을 광복절에 사면한 데 이어 올해 광복절 특사도 재계가 빈번하게 요청한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이 복권됐다.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고 2021년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됐던 이중근 창업주, 130억 원이 넘는 규모의 배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된 박찬구 명예회장, 횡령·배임과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징역 3년이 확정된 이호진 전 회장은 복권돼 경영 복귀가 가능해졌다. '운전기사 갑질' 논란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장한 종근당 회장,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대표도 복권됐다. 롯데그룹의 경영비리 사건으로 2019년 10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된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도 형선고 실효 및 복권 조치됐으며 거액의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병·의원 등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2020년 9월 출소한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도 복권됐다. 이와 함께 지인의 회사가 국책과제 수행업체로 선정되도록 외압을 넣은 혐의 등으로 2018년 5월 징역 5년2개월을 확정받고 2021년 8월 가석방으로 출소한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복권됐다. 한덕수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서민과 우리 사회 약자들의 재기를 도모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이 복권됐다.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 의혹을 폭로했다가 올해 5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으나 석달 만에 사면복권됐다. 김 전 구청장이 '공익제보자'에 해당한다는 여권의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이로써 김 전 구청장은 오는 10월 보궐선거 출마의 길이 열렸다. 한편 지난 7일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 회의를 통해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은 원세운 전 국정원장은 이날 수감 중이던 경기 안양교도소를 출소했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예산으로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한 혐의, 이명박 전 대통령 등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 2억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총 징역 14년 2개월을 확정받았으나, 지난해 잔여 형기(7년)의 절반을 감형받은 데 이어 이날 가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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