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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멈출 줄 알아야 비로소 생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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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멈출 줄 알아야 비로소 생존한다 [기고]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지금 세계를 몰아치고 있는 이 기후위기가 정말 심각하다는 점을. 하와이의 산불은 오늘 우리에게 닥친 이러한 위기의 분명한 징후이다. 우리나라 역시 사상 유례없는 수해로 많은 희생자를 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여름은 1년 전 2년 전의 그 여름이 이미 아니다. 우리는 결정적인 멸종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 해결에 단 한치의 기대도 걸 수 없는 나라 안팎의 정치

정상적인 세계, 올바른 사회라면 오늘의 이 기후위기는 마땅히 정치에 의해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에는 오늘날 세계 정치가 너무나 엉망이다. 날이 갈수록 더욱 엉망으로 되어간다. 미국에는 도무지 젊은 정치인들이 아예 씨가 말라버렸나 보다. 노쇠한, 그러면서 무능하거나 혹은 탐욕의 망나니 두 명의 재대결을 다시 목격해야만 할 상황이다. 세계 정치가 모두 탄식을 자아내는 중에서도 가장 가관인 것은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다. 도대체 언제 적 독재자가 다시 부활해 큰소리를 치는 형국인가!나라 안 정치는 차마 말하기도 겁난다. 계속 남탓만 하더니 이제 비판세력을 ‘공산세력’으로 몰아붙이며 ‘소탕’할 기세다. 아니, 우리 사회에 도대체 무슨 ‘공산세력’이 있기나 하다는 말인가? 수십 년 전에나 나올 법한 시대착오적 극우 시각에는 차라리 어이가 없지만, 법을 적용하는 최고 책임자였던 그가 어떠한 잣대로 법을 처리해왔는지... 섬뜩하다. 권력욕과 탐욕만으로 무장된 나라 안팎의 권력자들에게서 어떻게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 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멈춰야 비로소 우리는 생존할 수 있다

인간을 포함하는 모든 생명체는 불가피하게 마지막, 끝이 명백하게 존재한다. 사람들은 내심 불안해 하면서도 “설마 그런 일이 벌어지겠어”라고 스스로 안위해보고자 한다. 나는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 보내면서 그 끝을 보았다. 오늘의 심각한 이 기후위기, 아니 멸종 위기, 과연 인류는 극복해나갈 수 있을까? 솔직히 비관적이다. 어느 곳에서도 희망의 빛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나는 이번 여름에도 에어컨은커녕 선풍기 한번 돌리지 않았다. 운전면허증이 없으니 당연히 자동차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전기밥솥도 없고, 전자렌지도 없으며 전기청소기도 없다. 남비밥에 걸레질에 그저 부채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닌다. 이번 달 가스요금은 2,340원, 수도요금은 5,410원 나왔다. 물론 모두 이렇게 살아가라고 바랄 수는 없다. 그러나 명백한 사실이 있다. 우리 모두 당장 지금부터 멈추지 않고서는 오늘의 이 기후위기를 해결책이 없다는 점,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명제다. 그 마지막, 끝은 많이 남지도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탐욕과 과소비에 젖은 지금의 소비습관을 절반 정도로 줄여야 비로소 해결의 기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천천히 가려는 노력을 해나가지 않으면, 불과 10년 혹은 20년 안에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 이미 임계점을 뛰어넘은 이 기후위기는 갈수록 가속도가 붙어 더욱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그야말로 생지옥의 모습을 우리에게 드러내보일 것이다. 멈출 줄 알아야 생존한다. 천천히 갈 줄 알아야 비로소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된 30일 국립대구과학관 실내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기후위기가 찾아온 지구를 나타내는 SOS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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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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