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대통령에 '단식' 李대표 회담 건의하라"… 韓 "여건 된다면"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정부 국정 기조를 문제 삼아 한 총리를 몰아세우면서도, 한 총리에게 무기한 단식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윤 대통령 간 회동을 건의할 것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지금 이재명 대표가 국회 본관 앞에서 6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데 혹시 총리께서 윤 대통령께 이 대표와의 회담을 건의할 생각은 있느냐"고 물었고, 한 총리는 "상황이 되고 여건이 된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응천 의원도 같은 질문을 하자 한 총리는 "한번 검토를 해 보겠다"고 했다. 다만 조 의원이 그에 이어 "오늘 대정부질문 마치시고, 바로 이 앞에 나가시는 길에 야당 대표 만나서 한번 손 한 번 잡아주실 의향이 없느냐"고 한 총리에게 촉구하자 그는 "생각해 보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한 총리는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같은 취지의 질문을 한 데 대해서도 "검토해보겠지만 제가 깊이 말씀은 드리지 않겠다"며 "지금 상황에서 두 분이 흔쾌히 만나기가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대정부질의에 앞서 "모든 국회의원은 개인으로 질의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으로서 질의를 하는 것"이라며 "국무위원 여러분께서는 국회에서 답변하실 때, 모든 국회의원은 적어도 20만에서 30만 유권자로부터 선출된 국민의 대표인 만큼 언제나 국민에게 답변한다는 자세로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서 답변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지난 달 29일 "국무위원은 모두 정무직 정치인"이라며 "국무위원들은 논리와 말을 가지고 싸우라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입법기관 수장으로서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의 지시 이후 국회를 찾은 국무위원들의 발언은 더욱 격화됐다. 한 총리는 야당 의원을 향해 "예의가 없다"(지난달 30일 예결위원회)리고 지적하거나, "하나도 인정 못 한다", "일방적 주장만 하고 이제 시간 다 됐으니 내려간다"(지난달 31일 예결위)고 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전날 과방위 회의에서 "국무위원한테 이동관 씨가 뭐냐"고 야당 의원에게 호통을 쳤다가 '방통위원장은 국무위원은 아니다'라는 지적에 결국 "국무위원 사칭해서 죄송하다.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조심하겠고, 아까 제가 표현을 잘못한 것 같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방통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법 제6조에 따라 "필요한 경우 국무회의에 출석해 발언"할 수 있게 돼있다. 김 의장에 이어 조응천 의원도 같은 취지의 지적을 했다. 조 의원은 "일부 장관들의 태도를 보고 있자면 국민의힘이 '국회 무시'라고 하면서 혀를 내두르던 추미애 전 장관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최근 국무위원들에게 여러분들은 정무적 정치인이기 때문에 말로 싸우라고 그 자리에 계신 것이다. 전사가 되기를 요청하셨다. 총리님 생각은 어떠시냐"면서 "오늘 이 자리도 정무적 정치인으로서 야당과 싸우기 위해서 나오신 것이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물론 아니"라면서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그 상황은 앞으로 우리 정기국회가 열리고 하면 각종 법과 예산 이런 것들을 잘 통과가 되어야 우리 국정이 이루어지는데 그런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설명을 하고 설득을 하도록 노력을 해 달라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그러나 이같은 답변이 무색하게 이날도 야당 의원들을 향해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김두관 의원이 윤 대통령의 이념 통치를 지적하며 "우리가 베트남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 2800개 정도 되는데 이런 이념을 잣대를 대면 공산주의 국가들에 투자하고 있는 2800개 기업, 총리께서 철수시켜야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에 한 총리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베트남의 국부의 흉상을 육사에 갖다놓을 수는 없지 않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이같은 답변에 야당 의원들은 비난을 퍼부었고, 김 의원 또한 "너무 엉뚱한 질문을 하시니까 제가 어이가 없다"며 실소했다. 한 총리는 또 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무슨 말만 하면 야당 탓, 전임 정부 탓이다. 아직도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냐"고 현 정부 대응을 질타하자 "그런 점에서는 좀 문재인 대통령님도 지금 하고 있는 정부를 용기도 북돋아 주시고 격려도 좀 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받아쳤다. 김한정 의원이 "공산 전체주의라는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용어까지 창시하고 연일 '반국가'(운운한다), 이런 이야기는 옛날에 박정희 유신 시대나 전두환 군부 시대 때 듣는 소리였지 않느냐. 대통령께서 왜 이렇게 거칠어지셨느냐"고 물은 데 대해 한 총리는 "전체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대통령께서 생각하시기를, 국정에 대해서 충분히 협조를 하시지 않는 분들이 그런 판단의 근거로서 협조를 하지 않고자 하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계시지 않나 하는 우려 같은 데서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 총리 답변을 말 그대로 해석하면 '국정에 대해서 협조를 하지 않으면 반국가세력'이라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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