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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 "민생 위기에 대한 실질적 대책 없이 무책임한 변명만 있었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전세 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 역할을 주문하는 등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방향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에서 "국정기조 전환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께서 국민이 옳다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어제 시정연설에 대해서 기대가 상당히 많았다"면서 "그런데 안타깝게도 어제 연설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예산안 내용에 대해 "재정건전성 집착만 더 강해진 것 같다"며 "민생 위기에 대한 실질적 대책 없이 연구개발(R&D) 삭감에 대해 합리적 설명보단 무책임한 변명만 있었던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사 월급 올리겠다고는 하셨는데 예산으로 보면 병사들 복지 예산을 1857억 원이나 삭감하겠다고 한다. 국민들을 원숭이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며 "이런 것을 조삼모사라 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청년 병사들 생일케이크이나 축구화를 뺏을 게 아니라 대통령실 특활비(특수활동비), 검찰 특활비부터 줄이라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기 바란다"며 "우리 민주당은 정부가 민생 경제를 포기해도 최대한 민생 회복과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전세 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정부 역할을 촉구했다. 그는 "전세 사기 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며 "전세사기 피해 대책으로 전세사기범을 때려잡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 구제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여야가 전세사기 특별법을 합의하면서 6개월마다 입법 보완하자고 분명하게 약속했다. 그런데 6개월이 다되어가도록 여당이 아무런 보완입법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별법 시행 5개월이 지났는데 국토부가 피해 조사를 하기는커녕 계획조차 내놓지 않고있다"며 "정부는 하루속히 피해자 구제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국민 삶을 책임져야 할 여당도 약속대로 서둘러 개정안을 내고 신속하게 보완 입법에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 관련 토론회에서도 "(경제가) 어렵다고 R&D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을 보고 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나 의문이 들었다"며 "정부의 조정 역할을 포기했다. 1년 6개월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세계에 자랑할만한 대한민국 경제 위상이 급추락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토건사회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다만 "백 번 얘기해도 소용없지만, 들을 때까지 말해야 하고 치열하게 (비판을) 수행해 나가는 것이 어려운 민생경제가 조금이나마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연설 내용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60조에 이르는 세수 부족 사태, 경제 실패, 민생 파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 한 마디 없었다"며 "R&D와 민생 예산의 묻지마식 삭감에 대해서도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합리화하는 불통뿐이었다. 민심과 소통을 강조해왔던 것과 달리, 국정기조 쇄신에 대한 의지도 찾아볼 수 없었다. 민심 앞에 겸허한 태도와 작은 변화라도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했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가계부채 문제를 지적하며 "야당이 가계부채의 위험성과 대책 필요성을 제기해도 귀담아 듣지 않던 정부·여당이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느닷없이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자신들은 잘못이 없는 것처럼 이 문제를 경고하고 나선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집에 불질러놓고는 불이 났다고 걱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각종 대출규제 완화로 국민들에게 빚을 내라고 권하면서 가계부채 증가를 사실상 독려했다"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가 세계적 추세인데도 국민들을 고금리의 늪에 빠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등장이 가계부채를 주도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2030 청년들도 고금리로 인한 상환압박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나라가 국민의 빚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데 반대로 국민에게 빚을 권하고, 건전재정이라는 주술을 외치면서 정작 국민은 빚쟁이로 만드는 정부"라며 "대통령은 고금리가 문제라면서 은행에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그 비서실장은 가계부채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금리인상 필요성을 제기하는 좌충우돌과 관치금융 시도로 시장과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단편적인 대출규제를 넘어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촉구하며 "대책 실행 과정에서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밀한 채무조정 프로그램 방안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