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수락 연설에 대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폼으로 들고 다녔나"라며 "헤이트 스피치 플러스 공포 마케팅"이라고 혹평했다. 또 이 전 수석은 한 비대위원장이 '미래 권력'으로 윤석열 정부의 '3대 축'인 "검찰·TK·V2(VIP2, 김건희 여사)를 부정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수석은 지난 2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한 비대위원장의) 연설을 보고는 완전 실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수석은 한 비대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이던 지난 3월 유럽 출장길에 들고 간 책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언급하며 "폼으로 들고 다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책 내용이) 아테네하고 스파르타가 싸우는 건데 아테네가 잘 나가다가, 신흥 강국이었다. 왜 무너지냐 하면 오만했기 때문에 무너진 것"이라며 "다시 말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아웅다웅 싸우다가 나라 망할 수도 있다. 사실 그런 책에서 느낄 수 있는 교훈이라는 게 그런 건데, '(연설문에) 그런 게 왜 없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연설문 보면서 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수준이 너무 낮다', 심하게 말하면 '약간 조야하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설문 치고는 앞뒤 논리적 정합성이나 내용이 너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수석은 "연설문 전체는 약간 '헤이트 스피치'"라며 "민주당, 또는 운동권 특혜 세력에 대한 적대감이 묻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비대위원장이 말한) '동료 시민'이라는 표현 속에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나의 동료로 대접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민주당과, 민주당 국회의원과, 민주당 지지층을 그렇게 아예 '동료 시민'에서 빼버리면, 그건 두 개의 국민이라는 말인가"라며 "헤이트 스피치 플러스 공포 마케팅"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수석은 "또 하나는 제가 깜짝 놀란 게 있다"며 "대개 그런 거 할 때는 으레 들어가는 게 있다. '윤석열' 이름 석 자가 안 나오더라, 연설문에. '대통령'이란 말만 나온다. 그리고 '대통령을 지키겠다' 아니면 '윤석열 정부를 우리가 성공하게 만들겠다' 이런 표현도 없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그 대목을 딱 염두에 두고 (있는데), 저한테 무섭게 다가왔던 게 뭐냐 하면, '민주당 당대표가 일주일에 3번, 4번씩 재판 가는데', '이 초현실적인 민주당인데도 왜 국민의힘이 압도하지 못하냐', '냉정하게 반성하자', '우리는 이제 무기력 속에 안주하지 맙시다', '계산하고 몸 사리지 마십시다', '국민들께서 합리적 비판하시면 미루지 말고 바로 반응하고 바꿉시다'(라는 것이었다)"라며 "(이건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들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전 수석은 "약간의 복선이 깔렸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 '아바타'라고 얘기하는(불리는) 사람인데 왜 '윤석열 대통령', 또는 '윤석열 정부를 지키겠다'는 표현이 없을까?"라면서 "'이게 복선이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이 전 수석은 이어 "왜냐하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 우리 보수 정당의 역사를 보면 반전의 기획들이, 정치 기획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게 6.29 선언"이라며 "현직 대통령과 맞서는 모습, 현직 대통령을 부정하는 모습을 통해서 판을 뒤집었던 정치개혁이 있었다. 그래서 저는 한 비대위원장이, 또는 여권 전체가 그런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겠구나, 가능성이 있겠다, 싶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이 전 수석은 윤석열 정부의 '3대 축'으로 '검찰·TK·V2(김건희)'를 꼽았다. 그는 "이 세 축과 갈등이나 반전을 일으켜야 시대 교체든, 세대 교체든, 정치 교체든 이게 먹힐(통할) 프레임이 될 텐데, (한 비대위원장이) 이 세 개를 부정할 수 있을까"라며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 전 수석은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답은 정한 거 아닌가"라며 "가장 센 축, V2" 관련인데 "(한 비대위원장이) 그걸(특검법 수용)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전 수석은 특히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향후 관계에 대해 "정치 문법에 의하면,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은 충돌하게 돼 있다"며 "한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을 생각한다면, 미래 권력 아닌가. 반드시 (현재 권력과) 충돌한다"고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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