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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검투사 정치는 기운다…총선 전 재결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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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검투사 정치는 기운다…총선 전 재결합 안해"

총선 100일 앞두고 대통령-대선 공신 결별, 파괴력은?

윤석열 대통령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온 이준석 전 대표가 27일 국민의힘 탈당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7개월 만이자 총선을 100여 일 앞두고 윤 대통령과 대선 승리 주역이 정치적으로 갈라선 것이다. 현재까지 각개약진 양상인 신당의 파괴력을 현시점에서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내년 총선이 다자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은 커졌다.

이 전 대표는 서울 노원 상계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 동시에 국민의힘에서 제가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4월,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상계동의 꿈, 보편적인 민주 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금도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 상대를 악으로 상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끌려고 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전면전'을 선포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비판하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이 전 대표는 "마상득지, 마상치지(馬上得之 馬上治之)라고 했다. 말 위에서 천하를 얻었다 해도 계속 말 위에서 다스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 정치세력을 악의 상징, 빌런으로 만들어 콜로세움에 세우는 검투사 정치는 월륜(月輪), 즉 보름달과 같이 기울게 돼 있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생산적인 정치는 월신(月新), 초승달과 같이 차오른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회견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한 위원장이 자신의 '세대포위론'을 "갈라치기"라고 비판한 데 대해 "세대포위론 말고는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이준석과 차별화하지 말고 대통령과 차별화라. 환자가 어디에 있는지 항상 새기라"고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의 '세대포위론'은 '2030과 노년층의 지지를 모으면 더불어민주당을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위원장을 향한 이 전 대표의 날선 비판은 창당 예정인 신당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상황에 대한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견장에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으로 불리며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한 팀으로 뛰었던 친이준석계 인사들이 참석하지 않았는데 여기에도 '한동훈 비대위' 출범을 통한 당 재정비 움직임 영향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늘 함께하는 사람이 없다'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합류하는 인사는 차근차근 공개하겠다"며 "천아용인 팀 합류에 대해서도 김용태 최고위원은 개인적인 고민 때문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다른 분들의 거취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양향자 의원, 금태섭 전 의원과는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다른 신당과의 연합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출마지에 대해서는 "상계동에 출마할 생각을 잠시도 버린 적이 없다. 그러나 제가 신당을 하다 보니 다른 역할이 부여될 수 있다. 그에 맞게 거취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신당'의 창당 시점은 1월 초 중순 께로 전망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에서 "27일 창당준비위원회를 등록하고 온라인 당원가입 툴을 가동해 시도당별 1000명씩 5곳을 모아서 등록하면 기술적으로는 5일 정도면 (창당)할 수 있지만, 너무 급한 것 같으니까 27일에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면 열흘에서 15일 사이에 창당을 완성하는 결과를 내보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열흘 여가 남은 '이준석 신당' 창당을 국민의힘 입장에서 보면, 한 위원장의 '통합 리더십 시험대' 성격도 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전날 '이준석 신당' 대응 계획을 묻는 말에 "지금 단계에서 특정한 분을 전제로 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일단 무대응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도 이날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적어도 오늘 이 자리에서는 총선 전 재결합 시나리오는 부정하겠다"고 부인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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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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