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지도부에 대해 "예비후보 검증이 납득하기 어렵다", "이 대표께서 너무 주변 분들 얘기만 듣는 게 아니냐"며 작심 쓴소리에 나섰다. 김 전 총리는 19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당 상황에 대해 "지금까지 이른바 예비후보 검증위원회라는 과정을 통해서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그런 조치가 있었지 않느냐"며 "검증 과정에서 잣대가 많이 흔들렸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그게 무슨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이는 기자 지망생 성추행 논란으로 '미투' 폭로가 나왔던 정봉주 전 의원이나 뇌물·정치자금 수수 혐의 재판 중인 노웅래 의원,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으로 1심 실형을 선고받은 황운하 의원 등 논란성 인사들이 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일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는 또 "이 대표께서 그동안 당무를 못 보고 여러 어려운 사정에서 보고를 못 받을 수는 있겠지만, 이런 국민들의 우려에 대해 좀 더 세심한 여러 가지 판단을 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그 동안 메시지나 이런 걸 보면 이 대표께서 너무 주변분들 이야기만 듣는 게 아니냐"며 "제가 양평에 있어 보니까 바깥에 있는 일반 시민들이 (갖는) 민주당에 대한 기대, 우려, 비판 이런 이야기들은 당내와 분명히 온도차가 있다. 그런 이야기들에 대해서 좀 더 귀를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지도부에 대해 "소통하고 통합하려는 노력을 좀 더 열심히 하라", "선거에 제일 중요한 게 공천인데 공천 과정에서 투명성, 공정성, 국민의 눈높이 등 기준에 따라 납득할 만한 절차를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이 당 지도부로부터 통합선대위원장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고, 지난 12월 이 대표를 만났을 때는 그런 얘기를 할 단계가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그는 "저는 아직도 민주당원이고, 당이 '총력으로 에너지를 모아야 되니까 힘 좀 보태달라'고 하면 제가 그걸 어떻게 외면하겠나. 그런데 당이 그러려면 뭔가 변화와 혁신, 국민의 기대 수준을 따라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고 또 그런 모습이 보여져야 그 과정에서 저도 제 역할을 고민할 텐데 현재까지는 아직 그런 모습이 안 보이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낙연 전 총리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의 탈당에 대해서는 "큰 상처, 회복할 수 없는 분열로 가면 정말 비극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봉합을 하고 나아가 화학적 통합을 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현재의 결과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 전체는 어떤 공동의 가치와 목표가 있지 않느냐. 그래서 항상 그런 기회를 외면하지 말아야 하고, 특히 그 점에서는 제1야당인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당 지도부가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례대표 선거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이 현재의 원칙, 연동형 비례제로 간다는 대전제를 빨리 결정을 지어줘야 거기에 따른 후속 작업들이 이루어진다"며 "이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 민주당 지도부가 결정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문제는 원칙과 신뢰, 우리가 정치하는 이유에 관한 것"이라며 "그동안 사실 여야 1·2당이 국민의 지지보다 엄청나게 많은 의석을 가져갔지 않느냐. 의회 내에서는 중간 조정자 역할을 할 그룹은 없고 계속 싸움·정쟁만 했고 그게 국민 불신으로 귀결돼 그걸 막아보자고 도입한 것이 연동형 비례제인데, 그걸 가지고 조금 귀찮다, 복잡하다는 이유 때문에 다시 되돌아간다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가 '이건 안 된다. 지난번에 우리가 약속한 대로 간다. 위성정당 문제는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이기 때문에 안 된다' 이런 원칙은 빨리 천명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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