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한 위원장이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이를 거부했다. 한 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총선까지 완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이 사퇴를 요구했다는데 입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4월 10일 총선이 우리 국민과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 모든 것을 아낌 없이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고 부족하지만 그동안 최선을 다해왔다. 선민후사하겠다"고 답했다.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는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개입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한 위원장은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면서도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사퇴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을 말하지는 않겠다"고 사퇴 거부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당정 갈등 원인으로 김건희 리스크가 거론되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나'라는 질문에는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19일 저출생 공약 발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함정 몰카'"라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 검토 문제를 전향적으로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은 전날 <쿠키뉴스>가 대통령실과 밀접한 여권 관계자가 "윤석열 대통령은 한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기대와 지지를 철회하고 비대위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당 결정에 맡기겠다고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헀다고 보도하면서 드러났다. 이 관계자는 지난 17일 한 위원장이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발표하며 한 일이 "공정한 공천"에 대한 기대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실망"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의중을 당에 전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받는 '윤핵관' 이용 의원은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체가 모인 단체 채팅방에 이 기사의 링크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채널A 방송은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을 직접 만나 사퇴 요구를 전달했다며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에 대한 대응에 섭섭함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는 김경율 비대위원의 '김건희 사과' 요구 발언을 제어하지 못한 데 대한 질책도 있었다고 한다. 김 비대위원은 지난 8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은 당연하고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며 여권 지도부 중 처음으로 '김건희 리스크' 해소 필요성을 공개 주장했다.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 보도가 줄을 잇자 한 위원장은 전날 당 공지를 통해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고 밝혔다. 당일 대통령실 참모들은 윤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에서 심야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