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화재현장 동반 방문으로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을 봉합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해당 갈등의 진원으로 꼽히는 '김건희 리스크', '김경율 거취 문제' 등과 관련해 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위원장은 24일 오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와 관련한 입장에 변화가 있느냔 질문을 듣고 "제 생각은 이미 충분히 말씀드렸다"며 답을 피했다. 한 위원장은 '명품가방 수수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영부인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보느냐고 묻는 추가 질문에도 "지금까지 말씀드려온 건에 대해선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만 했다. 한 위원장은 또 김경율 비대위원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한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의 사퇴가 현재 갈등 국면의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는 질문에 "그런 얘기를 들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기자들이 '동의하기 어렵다는 건가'라고 재차 묻자 "들은 바 없다는 정도로만…(말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명품가방 수수의혹 등과 관련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영부인 직접 사과'를 강하게 주장해온 김경율 비대위원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일관, 이에 한 위원장의 이 같은 태도가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까지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건희·김경율 문제와 관련해선 단답으로 일관한 한 위원장은, 그러나 민생과 관련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 정치의 핵심은 결국 민생이라 생각한다”며 “제가 해온 것들도 전부 다 민생을 좋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목표였다"고 상세히 답했다. "대통령께서도 (민생이 목표인 건) 마찬가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결국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양자 간의 '갈등 봉합'엔 한 위원장이 더 이상 '김건희 리스크 관련 문제로 용산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붙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전날인 23일 오후 윤 대통령과 서천시장 화재현장을 동반 방문하며 최근 일었던 윤·한 갈등 국면을 가까스로 봉합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데, 한 위원장은 서천 방문 당일 복귀 직후 서울역에서도 이른바 '김건희 명품백' 논란 관련 질문이 나오자 답변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다만 김건희 특검, 명품가방 수수의혹 등 '김건희 리스크' 자체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문제에 대한 답을 피하는 방식의 '봉합용 태도'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국민의힘 당내에선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출마자 및 비주류 중진 등을 중심으로 김건희 리스크 해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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