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공천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는 임혁백 당 공천관리위원장의 말 한 마디로 후폭풍을 겪고 있다. 임 공관위원장의 말이 사실상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친문 핵심 인사들을 겨냥해 총선 불출마·험지출마를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당내 친문계는 사흘째 공개 비판에 이어 이재명 당 대표의 입장 표명 요구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8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4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만나 '명문 정당', '용광로 정치 하겠다'고 국민 앞에서 말씀하셨다"며 "주위 사람들이 무엇이라고 하든, 본인들께서 명문 정당과 용광로 정치를 말씀하신 만큼 지금의 이 사안을 정리할 수 있는 건 이 대표밖에 안 계시지 않나. 그래서 좀 정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전날 당 최고위 공개회의에서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임 공관위원장의 발언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고 최고위원은 전날 "통합의 정치, 연대의 정치가 절실한 때에 무엇이 범진보진영의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검찰정권 탄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가 연일 화두"라며 "문 대통령께서 윤석열 총장을 지명하던 당시 윤 총장은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그는 검찰 사유화와 정치권력을 향한 본색을 드러냈고, 문 정권은 이러한 윤 총장을 설득하고 막아세우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믿음을 준 이에게 배신의 칼을 등에 꽂고 떠났다"고 하기도 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BBS 인터뷰에서는 "현재 돌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자꾸 배제의 정치를 하는 것 같아서 굉장히 좀 걱정스럽다"며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킨 건 결국 우리 민주당이 패배했기 때문인데, 그러면 민주당 모두의 책임이다. '누구부터 책임을 지울 것이냐' 지금 그것을 다시 파헤쳐서 따져묻는 것이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인들 못하겠냐만, 누군들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고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 대표의 책임론을 간접 언급했다. 그는 "'왜 우리가 졌을까'에 대한 해답을 그 당시에 우리가 정리하지 못한 과오는 분명 있는 것 같다"며 "당시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다', '이재명 후보 본인의 잘못이다' 혹은 '우리 모두가 단일하게 뭉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 '이낙연 대표가 열심히 도와주지 못해서 그렇다' 여러 가지 원인들이 분석됐지만 정리하지 못했다"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한편 이날 <동아일보>가 '지난 5일 친명계 지도부가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임종석 전 실장은 험지 출마가 아니면 안 된다. 서울 중·성동갑 출마는 안 된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취지로 보도한 데 대해 "진위 여부를 따져묻고 싶다. 그날은 저희가 광주에 있을 때"라면서도 "친명계 지도부라는 게 과연 누구일까, 우리가 광주에서 참배를 하고 야권 대연합을 이루겠다고 대표께서 발표하던 그 시점에 누군가는 만나서 '친문 인사들은 배제하겠다'라는 논의를 한 것인지, 아니면 기자가 잘못 취재한 것인지 좀 궁금하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이 선거에서 이기는 길은 간명하다. 단합하고 통합하는 길이 최우선"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지금 이런 논란이 벌어진 게 아쉽다"고 했다. 윤 의원은 "대선 패배 책임을 전임 정부에게만 묻는다? 그렇게 해서 얻는 득이 뭐가 있을까"라며 "대선 패배가 문재인 대통령 탓인가, 아니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 역시 "이런 부분은 당 지도부가 나서서 정리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이 대표가 나서서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고 촉구헀다. 그는 "당의 단합과 단결을 해치는 문제가 있다면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설득하고 정리를 해야 한다"며 "(임 위원장 발언에 동조·묵인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지지층의 균열과 이완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런 걸 왜 두고 보느냐"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재명은 되고 문재인은 안 되는 상황이 이상하지 않느냐. 친명은 되고 친문은 안 된다? 그래 가지고 총선 이길 수 있을까"라며 "모처럼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양산에 가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서 당이 하나로 힘을 합치자는 취지로 만났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이런 메시지가 나오는 것 자체가 힘을 빠지게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은 빨리 깔끔하게 정리하고 가시는 게 맞다", "지도부가 나서서 정리를 하셔야 된다", "이재명 대표든 지도부든 누군가가 나서서 정리해야지, 그러지 않고 '너는 안 된다'고 해서 승리할 수 있겠나"라고 거듭 이 대표의 역할을 당부했다. 당사자 격인 임종석 전 실장도 이날 SNS에 쓴 글에서 "당의 지도부와 당직자, 그리고 이재명 대표를 보좌하는 분들께 부탁드린다. 여기서 더 가면 친명이든 친문이든 당원과 국민들께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 전 실장은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의 양산 회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부터는 단결은 필승이고 분열은 필패이다. 치유와 통합의 큰 길을 가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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