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선언하며 정부와 의사단체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에 속한 의사 출신 박은식 비대위원이 "2000명은 숫자가 너무 많다", "무작정 의대 증원만이 논의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 비대위원은 1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우리 의학교육의 어떤 질을 어떻게 올릴 것이냐, 이런 것들도 충분히 담보가 된 상태에서 의대 증원이 얘기가 돼야지,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이렇게 의대 증원만이 논의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은 구체적으로 "일단 2000명은 숫자가 너무 많다"고 정부안(案)의 문제를 지적하며 "증원에 대한 것은 국민 여론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고(중략…) 의사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는 조금 증원할 필요가 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얘기가 됐지만 2000명을 갑자기 당장 내년부터 적용한다면 그것은 현장에서 많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비대위원은 라디오 진행자가 '의협의 요구를 받아서 정부안을 좀 뒤로 물려야 된다고 보느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결국에는 어떤 정책이건 그 해당 직역 간에 정치적인 주고받음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라고 긍정 취지로 답했다. 대통령실에서 전날 '돌이킬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그는 "돌이킬 수 없는 건 없을 것 같은데"라고 반박했다. 박 비대위원은 다만 전공의 파업 등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저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그래서 잘 협의를 했으면 좋겠다"며 "이런 일들이 사실 선거 전에 일어나는 것이 사실 그렇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밝힌 주장은 "개인의 의견"이며 "비대위 차원에서는 전혀 논의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날 대통령실은 고위 관계자 전언을 통해 "의대 정원 관련해서는 오래 전부터 논의가 있었음에도 한 걸음 더 전진하지 못하고 타이밍을 번번이 놓쳤다"며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특히 "(의사들은) '2000명을 한꺼번에 늘리면 많은 것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지금 우리 정부 생각은 2000명을 지금부터 늘려나가도 부족하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또 "지금 하고 있는 의사들의 단체행동에 대한 준비, 또 앞으로 나아갈 의사의 단체행동에 대해서는 명분이 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며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분명 자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입장문을 내고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었던 보건의료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한 것"이라며 "중증과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큰 병원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업무와 부담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