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현 여권의 상황에 대해 "지난번 강서 보궐선거 이후에 정치 상황이라는 게 별로 변한 게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17.15%포인트 차이로 패배해 여권에 충격을 준 바 있다. 그 여파로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다. 김 전 위원장은 1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같이 지적하며 "예를 들어서 국민의힘의 대표를 바꿔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서 한동훈 지금 비대위원장이 대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제가 늘 강조를 합니다만 강서 선거의 그 참패의 본질이 뭐라고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없는 것 같다"며 "실질적으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외형상으로 상당히 뭐 일반 국민의 시선을 끄는 그런 행동을 보이고 있고 레토릭이 굉장히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그게 국민의 소위 정치에 대한 민심을 바꾸기에는 나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짚었다. 김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 유권자의 수준이라는 것이 그리 간단한 유권자들이 아니다. 그런데 그동안 지금 사실 강서 보궐선거에 진 원인을 볼 것 같으면 근본적으로 정치와 정책의 변화를 가져오라는 하나의 경종이었는데, 정치도 변한 것이 없고 정책도 변하는 게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이 취임해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나 사회 상황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못 해서 지난 1년 6개월 동안 별로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강서 선거가 끝나고 패하고 나니까 민생, 민생 얘기를 하는데 민생에 관해서도 제대로 구체적인 어떠한 방향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에 와서 금융기관에 압박을 가해서 이자를 100만 원씩 돌려주는 그런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그것도 사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 운영에 있어서의 원칙이 민간, 소위 시장경제원칙이라고 얘기했는데, 정부가 금융기관에 압력을 행사해서 이자를 돌려준다는 건 대한민국 역대 정권에 있어 본 적이 없는 얘기다. 그리고 사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정부가 금융기관에 '야, 너희들이 받은 이자를 돌려주라'는 그런 짓을 하는 나라가 없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자기가 원칙으로 내세운 것과 자기가 실질적으로 지금 하는 것과 이게 일치하느냐 하는 문제를 생각을 해야 되는데. 이제 그런 점에서 일반 국민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이) 카이스트 졸업식에 가서 뭘 많이 해 준다고 얘기했는데, 지금 금년 예산은 이미 확정됐다. 연구비도 다 삭감을 한 그런 마당에서 연구하는 데 무슨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하는 얘기가 그게 공허하게 들리지 현실에 와서 닿지를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선거를 맞이해서 지금 현 정치적인 용어로 볼 것 같으면 계속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를 가지고 공격하는 것에서 제가 납득을 못 하는 게 뭐냐 하면, 어떻게 운동권 청산이 시대정신이 될 수 있느냐 이런 얘기다. 그런 엉뚱한 얘기를 해서 선거에서 국민의 표심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뭘 잘못 짚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동훈 비대위가) 피상적으로 보기에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선거에서 여당이 할 짓은 대국민을 상대로 해서 선거운동을 할 생각을 해야지 야당을 아무리 공격해 봐야 소용이 없다.예를 들어서 야당이라는 건 여당이 잘못하고 정부 여당이 잘못하면 그 잘못을 갖다가 먹고사는 게 야당인데, 대국민 상대로 해서 어떻게 하면 득표를 할 수 있느냐를 생각을 해야 되는데, 그건 고사하고 계속 야당을 공격을 해 봐야 그건 별로 일반 국민에게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이 꼴이 보기 싫어서 윤석열을 찍는다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던 사람들이 처음에는 윤석열 대통령한테 기대를 했다가 불과 두 달이 못 가서 그 기대가 무너지게 되면서 거기에서 (지지율이) 한 20% 가까이 날아 가버린 것이다. 그런데 그걸 지금 회복을 한다고 해 봐야 지금 기껏 올라간 게 30% 가까이 올라간 거 아닌가. 그런데 긍정적인 그런 지지율보다도 가장 문제가 된 게 뭐냐 하면 부정적인 측면이 한 60%를 항상 왔다 갔다 하는 그런 측면이 있다"라며 "그럼 왜 부정적인 측면이 그 정도 돼 있느냐. 이걸 뭐를 잘못했기 때문에 나를 이렇게 싫어하는 사람이 많으냐. 이걸 생각해야 되는데, 그것에 대한 변화가 하나도 없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총선이라는 것이 무슨 당을 평가하는 게 아니다. 정부의 그동안의 실책에 대한 평가를 하는 건데, 그래서 여당이 사실은 대국민 상대로 해서 뭘 잘못할 것 같으면 선거를 이길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한국의 경제 악화 상황을 짚었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에) 우리나라의 소위 경제, 사회 상황이 어떻다고 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있어야 되는데, 그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작년에 1.4% 성장을 했다. 일본 1.6%만도 못하고 미국의 2. 5%만도 못하다. 대한민국이 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해서 2% 이하의 성장률을 가진 것이 딱 네 번 있었어요. 1980년에 한 번 있었고 그다음에 1998년에 IMF 사태 한 번 있었고 그다음에 2009년에 금융위기 때 한 번 있었고 그 다음에 2020년에 코로나 때 그런 일이 있었다. 국제적인 상황 때문에 세 번 있었고 한 번은 우리가 경제 운영을 잘못해서 IMF 사태가 났다. 그래서 작년에 1.4%는 변명할 여지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왜 1.4%밖에 못 했느냐.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부가 역할을 제대로 잘못했기 때문에 1.4%밖에 못한 것이다. 우리가 다른 나라와 비교를 해 보면 미국 같은 데는 소비가 늘어나고 수출이 늘어나고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미국의 성장률에 기여한 바가 한 0. 6% 정도 된다. 그런데 우리는 정부가 소비도 줄고 수출도 늘어나지 않았는데 정부가 기여한 바가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까 1.4%밖에 못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서민의 생활이 악화됐고, 그걸 국민이 느끼고 있는데 정부 여당이 그것에 대한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를 않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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