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영주·박용진 의원 등에 대한 공천 페널티(하위 20%) 통보, 현역 배제 여론조사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 여론조사 업체가 이 모든 사안과 접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떠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업체는 '하위 20%'를 선정하는 민주당 선출직공직자 평가 여론조사를 수행했고, 동일 업체의 이전 상호를 쓰는 업체가 '현역 배제' 조사를 했다. 또 향후 시행될 민주당 공천 경선 여론조사 시행 업체로 추가 선정되기도 했다. 2013년 이재명 시장 시절 성남시 용역 조사를 수행한 곳이기도 하다. 20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지난 4일까지 총선 경선 ARS투표 시행업체를 공모하고 같은달 6일 경쟁 프리젠테이션 과정을 거쳐 3개 업체를 선정했다. 그런데 당초 선정된 3개 업체가 아닌 '리서치디앤에이'라는 업체가 이튿날(7일) 추가로 시행업체로 선정됐다. PT를 거쳐 탈락한 업체가 추가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 일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11월 당 선출직공직자 평가의 일환으로 실시된 '국회의원 지역활동 평가 ARS 조사'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중앙일보>는 이 업체가 최근 민주당 비명 중진 의원 지역구에서 '현역 배제' 조사를 돌린 곳과 같은 대표자를 둔 곳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프레시안> 취재 결과, 인천 부평을과 서울 구로갑 등에서 현역의원인 홍영표·이인영 의원을 제외한 조사를 돌린 여론조사업체는 '한국인텔리서치'라는 업체라고 해당 지역구 의원 및 경쟁 후보 측 관계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중앙>은 이날 "'한국인텔리서치'는 현재 여심위 등록 업체인 리서치디앤에이의 옛 사명(社名)이었다"며 리서치디앤에이 대표 김모 씨가 "리서치디앤에이는 법인이고 한국인텔리서치는 개인 회사로 제가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 씨는 다만 신문에 "논란이 된 여론조사(현역 배제 조사)는 우리가 돌린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신문은 "김 씨는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인 7만여 명의 개인 정보를 특정 후보들에 건넨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국인텔리서치는 지난 2013년 '성남시 시민만족도 조사보고서' 조사 용역을 성남시로부터 받아 수행한 업체이기도 하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였다. 리서치디앤에이는 현재 홈페이지에 '구(舊) 한국인텔리서치'라고 옛 상호를 함께 밝히고 있다. 리서치디앤에이는 이른바 여론조사 업계 내에서 평판이 높지 않은 업체로 알려져 있고, 대표자가 2010년 샘플 유출로 유죄 판결을 받은 업체인데도 민주당 선출직공직자 평가에 이어 공천 여론조사 수행 업체로 선정된 셈이다. 지난해 10월 민주당 홈페이지에 공고된 '선출직공직자 평가 여론조사 수행기관 모집 공고'를 보면, 업체 자격 기준은 △2022년 매출실적 10억 원 이상 △정치·선거 여론조사 경험이 있을 것 △외주 없이 직접 수행 가능 등과 함께 △보안유지 및 정당에서 실시하는 조사에서 문제가 없었던 업체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안 유지에서 문제가 없었던 업체'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예상된다. 올해 1월말 민주당의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추천을 위한 경선 ARS 투표 시행업체 모집 공고'에서는 '보안 유지 및 정당 실시 조사에서 문제가 없었던 업체'라는 조건은 제외됐다. 당시 공고된 응모조건은 △최근 3년 매출실적 평균 5억 원 이상 △정치·선거 여론조사 경험 △외주 없이 직접 수행 가능 △현장 참관이 가능한 별도 장소 설치·운용 △강제적·자발적 ARS투표 수행 가능 △사회조사분석 인력 보유 등이다. 일부 요건은 강화됐지만, 매출이나 보안 관련 조건은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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