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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특권의식 우려"…의사 집단행동에 위기 '심각'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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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특권의식 우려"…의사 집단행동에 위기 '심각' 발령 제한적 비대면 진료 허용…"PA 간호사 보호 조치 강구"
의료계 집단행동이 전공의의 진료 거부 사흘째에 이르러 확산함에 따라 23일 정부가 보건의료재난 경보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이는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사상 최초의 조치다. 이에 따라 이 문제 대응 기관이던 기존 보건복지부 내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로 격상됐다. 중대본은 이날부로 의사 집단행동이 종료될 때까지 모든 병원에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했다.

"보건의료 위기로 최초 '심각' 발령"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브리핑에서 박민수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며 전공의들에게 다시금 일터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박 차관은 "중증·응급진료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상급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 수준인데, (전공의 중) 현장을 이탈한 수준이 70%를 넘어서 상당한 위기라고 판단했다"며 "시급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기가 온다는 것이 '심각' 단계로 올린 저희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차관은 "코로나19 때 심각 단계가 발령된 바 있지만, 당시는 감염병이 이유였다"며 "보건의료 위기를 이유로 '심각' 단계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중대본에 따르면 전날(22일) 밤 10시 기준 상위 100개 수련병원 중 부실한 자료를 제출한 6개 병원을 제외한 94개 병원에서 소속 전공의의 78.5% 수준인 8897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근무지를 실제로 이탈한 전공의는 전체 전공의의 69.4%인 7863명이다. 중대본은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한 6개 병원에 시정명령을 발령 예정했다.
▲전공의 의료 중단 나흘째인 23일 대전 유성구의 한 2차 병원을 찾은 시민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PA 간호사 보호조치 발표 예정

중대본은 이날부로 의료 공백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조제 실시비율 30% 제한, 동일 의료기관에서 환자당 월 2회 초과 금지 규정 등이 미적용된다. 한편 중대본은 전공의가 자리를 이탈함에 따라 발생하는 의료 공백을 간호사가 메우는 상황과 관련해 간호사를 보호할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전공의가 자리를 떠남에 따라 진료보조(PA) 간호사가 치료 전면에 나서는 등 불법적 상황에 처하고 있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과거 2020년 전공의 파업 당시 일부 전공의가 PA 간호사를 업권 침해로 고발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관해 박 차관은 "(PA 간호사를) 보호할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대한간호협회가 지속적으로 보호 장치를 요구하는데, 저희가 할 수 있는 방안을 (간호협회와) 협의하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차관은 "비상 시기라고 하더라도 법의 테두리 내에서 (PA 간호사의 의사 업무 대체가) 운영되어야 한다"며 "각 기관 내에서 이뤄지는 의료 행위 중 명확하지 않은 회색 부분이 있는데, 이런 것은 기관장 책임하에 분명히 법을 지켜 가면서 진행해 주실 것을 말씀드린다"고 첨언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간호협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복지부와 협의 결과를 공개했다. 골자는 복지부가 행정명령으로 간호 직군 업무를 명확히 하고 법적 보호 조치를 마련한 '긴급 업무지침'을 발표한다는 것이다. 해당 지침에는 의료공백 발생 시 간호직군이 응급약물 처방을 비롯해 의사 직군 지시 없이 단독 의료행위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의사단체 특권의식 깊은 우려" 일침

이날도 정부는 이번 사태에 관해 의사들이 지나친 우월주의에 빠졌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박 차관은 "며칠 전 TV 토론에서 의사단체 측 패널은 '반에서 20 내지 30등 하는 의사를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지역인재 전형은 지역에서 나고 자란 학생들이 지역의료의 미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역의 소중한 인재들을 양성하는 이 제도를 실력 없는 의사를 만드는 제도로 폄하하지 말라"며 "이는 국민 정서와 매우 동떨어진 발언으로 국민 위에 의사가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박 차관은 아울러 "생활 속 경험을 통해 의대 정원 증원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가벼이 여기지 말라"며 "의사단체의 엘리트 지위와 특권의식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의사단체는 대한민국의 그 누구도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유념하라"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박 차관은 이날도 한국 의료 현실은 의사가 매우 부족함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박 차관은 "2021년 기준 우리나라는 의사 1인당 연간 진료 건수가 6113건으로 의사 업무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배 이상이며 일본에 비해서도 1.4배 많다"고 말했다. 또 박 차관은 "의사단체는 의사는 은퇴 연령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의사 고령화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2022년 기준 70세 이상 고령 의사 대부분은 의원이나 요양병원에서 근무 중"이며 "중증환자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근무비율은 18.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을 향해 "더는 이렇게 소모적인 갈등을 할 시간이 없다"며 "지금 즉시 환자 곁으로 복귀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전공의 이탈 장기화 따라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 '심각' 발령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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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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