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유영하 변호사를 대구 달서갑에 단수공천했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 국민의힘 총선 후보로 나선 것은 지난 2일 경선 승리로 대구 중·남구 본선후보로 확정된 도태우 변호사에 이어 두 번째다. 공관위는 유 변호사 단수공천 취지에 대해 "기본적으로 시스템 공천"이라고 밝혔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 등 국민의힘 공관위가 5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발표한 제17차 공관위 회의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대구 달서갑 현역 홍석준 의원을 컷오프 시키고 해당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유 변호사를 달서갑 단수후보로 공천했다. 정 위원장은 "굉장히 논의를 많이 했다"며 "최종적으론 (유 변호사를) 단수추천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약간 정무적 판단 부분도 들어갔다"고 공천 취지를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유 변호사 단수공천에 대한 공관위 내부 논의가 길어진 점이 박 전 대통령을 의식했기 때문인가' 묻는 질문엔 "아니다"라며 "현역이 훌륭한 분들이 많고 그래서 그걸 존중하는 베이스 (때문에 논의가 길어졌다)"고 답했다. 장동혁 사무총장 또한 "(유 변호사 단수공천은) 기본적으로 시스템 공천 내에 있다"며 "후보 중 유 변호사의 점수가 가장 높았고 1등과 2등 후보 간 점수 차이도 단수공천을 할 만큼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이른바 '탄핵의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나왔던 과거와는 일견 분위기가 달라진 모습이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변호를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 또한 대구 중·남구 경선 끝에 현역 임병헌 의원을 제치고 본선후보로 확정됐다. 도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및 유죄판결에 "적법절차가 무너진 반문명적 재판" 등 발언을 남기며 반발하고, 지난 총선 당시에도 '4·15부정선거'론을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탄핵 이후 극우화된 박 전 대통령 지지세력 측과 거리를 둬왔던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간의 관계회복을 계기로 입장을 뒤집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발표에선 이외에도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권, 대구, 울산 등 지역구에서 현역 의원들의 컷오프 사례가 추가적으로 나왔다. 서울 강남병 유경준 의원, 대구 동·군위갑(前 동구갑) 류성걸 의원, 북구갑 양금희 의원, 울산 남구갑 이채익 의원 등이다. 이중 서울 강남병에는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우선추천(전략공천)을 받았고, 이외 지역은 모두 신설된 '국민공천' 대상 지역으로 선정됐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청년·여성·정치신인 등 공천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후보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도입한다고 배경을 밝힌 '국민공천'의 대상 지역은 대구 동·군위갑, 대구 북구갑, 울산 남구갑과 서울 강남갑·강남을 등 총 5개 지역구로 결정됐다. 모두 서울 강남권·영남권 텃밭 지역으로 서울 강남갑은 태영호 의원이, 강남을은 박진 의원이 각각 험지인 구로을과 서대문을로 출마지를 변경한 곳이다. 국민공천제는 본인신청, 3자 추천 등을 통해 접수받은 예비후보들을 공관위가 심사 후 경선 없이 전략공천하는 방식의 신설 공천제도다. 공관위는 국민의힘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오는 6일부터 7일까지 양일간 국민추천 후보를 접수, 면접 등 심사를 거쳐 15일 최종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심사기준은 일반 공천할 때와 같이 도덕성·사회기여도·면접·지역적합성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관위는 한 위원장이 언급한 '정치적 보정'과 관련해서 신인 가산점 등 구체적인 보정장치를 정해놓진 않았다. 장 사무총장은 "정치신인들에게는 현역과 경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자체가 진입장벽을 엄청 낮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애초 논의됐던 공개 오디션 등 새로운 공천 방안에 대해서도 시간적 한계와 신청자들의 부담 등을 이유로 "오디션 등 방식은 거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외 서울 서초을에서 컷오프된 현역 박성중 의원은 수도권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 부천을로 자리를 옮겨 전략공천됐다. 최근 공천갈등 끝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경기 시흥을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공관위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경기 화성을에는 84년생으로 비슷한 세대인 한정민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연구원을 전략공천했다. 경선 지역구로 새롭게 선정된 경기 하남갑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린 친윤계 이용 의원이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 윤완채 전 하남시장 후보 등과 3자 경선을 치른다. 부산 북·강서갑 서병수 의원과 북·강서을 김도읍 의원은 선거구 조정에 따라 각각 부산 북구갑, 강서로 공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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