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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북부 "라마단 아니어도 금식 중"…'구호품 투하될까' 하늘만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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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북부 "라마단 아니어도 금식 중"…'구호품 투하될까' 하늘만 쳐다본다 미 정보기관 보고서 "네타냐후 정치 생명 위기"…라마단 첫날 알아크사 사원 평온

"라마단이 아니라도 우린 금식하고 있어요."

<뉴욕타임스>(NYT)는 1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시작된 이슬람 금식 성월 라마단을 맞은 주민들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봉쇄 뒤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어 이미 강제 단식 중이라고 짚었다. 라마단 기간 무슬림들은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 먹고 마시는 것을 삼가는데 현재 가자지구 주민들은 하루에 한 끼를 먹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가자지구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다친 두 아이를 포함해 네 아이를 돌보고 있는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주민 이만 알리(42)는 라마단 첫날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하루를 보낼 예정이라고 신문에 전했다. 식량이 극히 부족한 북부에서 알리 가족은 한 달 넘게 식량을 거의 찾지 못했다. 시장에서도 먹거리의 씨가 말라 거리를 돌아 다니며 식량을 구하고 혹시 하늘에서 구호 물품이 떨어지지 않을까 해 하늘만 쳐다본다. 그는 이런 상황에선 "금식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전쟁 초 이스라엘의 폭격과 지상 공격이 집중됐고 가자지구 남부를 통해 들어오는 구호 물자가 거의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가자지구 북부의 기아 상황은 처참하다. 지난달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북부 주민들이 새와 동물의 먹이, 나뭇잎은 물론이고 쥐가 먹다 남긴 음식물 찌꺼기까지 씻어 먹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북부로 향하는 구호 트럭에 대한 이스라엘의 검문 및 구호품에 몰려드는 굶주린 주민들에 대한 발포, 치안 악화 등으로 구호품의 북부 육로 수송이 어려워지자 미국, 요르단 등은 항공기로 구호품을 투하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가자지구 해안에 임시 항구를 건설해 구호 지원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남부 주민들도 굶주리긴 마찬가지다. 피난민이 몰려 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가족과 함께 머물고 있는 다섯 아이의 엄마 마하는 <로이터> 통신에 "지난 다섯 달 간 단식했기 때문에 라마단을 축하할 준비를 전혀 하지 못했다"며 평소엔 라마단 기간 집안을 장식으로 가득 채우고 냉장고에 일몰 후 먹을 음식을 채워 뒀지만 지금은 "통조림과 쌀이 전부"라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의 식품이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스라엘 경찰이 이슬람교와 유대교 공동 성지인 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유대교 명칭 성전산)에 접근하는 군중을 곤봉으로 때리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돌며 한 때 긴장이 감돌았지만 11일 저녁까지 상황이 안정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매체는 알아크사 사원을 관리하는 요르단 종교시설 관리기관 예루살렘 이슬람 와크프의 한 당국자가 이스라엘 경찰이 10일 많은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일부 예배자들에게 무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알아크사 사원에 대한 이스라엘 경찰 급습, 방문 제한 등은 거의 해마다 라마단 기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의 원인이 돼 왔다. 더구나 지난달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등 극우 정치인들이 라마단 기간 알아크사 사원 방문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 가자지구 전쟁에 갈등이 더해질 것이 우려됐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5일 라마단 시작 뒤 첫 한 주 동안은 일단 알아크사 사원 방문을 예년 수준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고 <뉴욕타임스>는 11일엔 전날과 달리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안 검색이나 검문 없이 알아크사 사원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라마단 이전 성립을 목표로 했던 휴전 협상이 교착된 데다 지난달 이스라엘 쪽이 인질 석방을 촉구하며 라마단을 라파 공격 시한으로 설정한 바 있는 만큼 긴장감은 여전히 크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독일 미디어 그룹 악셀 슈프링거와의 인터뷰에서 라파 진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그곳으로 갈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진격 의지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레드 라인"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습격해 1200명을 죽였던 지난해 "10월7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전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미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이 레드 라인이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것은 레드 라인이지만 나는 이스라엘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곧바로 "그러므로 레드 라인은 없다"고 철회하기도 했다. 휴전, 라파 공격, 전후 가자지구 통치 구상 등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간 이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공개된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연례 위협평가보고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지도자로서의 생존 가능성"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미 전쟁 전 높은 수준이었던 네타냐후의 통치 능력에 대한 불신이 대중들 사이에서 더 확대되고 심화됐으며 그의 사임과 새 선거를 요구한 대규모 시위가 예상된다"며 "보다 온건한 다른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네타냐후 정부는 사법부 무력화 법안 추진 탓에 지난해 내내 대규모 반대 시위에 직면했고 하마스 습격 뒤엔 국민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지난달 발표된 이스라엘 싱크탱크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71%가 조기 선거를 원했다. 1월 발표된 같은 연구소 조사에서 전쟁이 끝난 뒤 네타냐후가 이스라엘 총리가 되는 것을 원하는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라마단 기간인 11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 야간 기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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