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종섭 즉각 귀국', '황상무 자진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4.10 총선 국면에서의 '수도권 위기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 이용 의원 등 당내 친윤계 인사들까지 이종섭 호주대사의 즉각 귀국을 요청하는 등 당내에선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이 대사와 관련 "정당한 인사"라는 입장을 밝혀 당정이 다시 갈등 국면으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한 위원장은 18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총선을 앞두고 4년 전을 되돌아보면 지난 총선에서 경기도 59개 선거구에서 7곳을 승리했다. 서울 49개 선거구에선 8곳, 인천 11개 선거구에선 단 1곳만 승리했다"며 "그 이후에 대단히 반성하고 개선했다. 절박하게 뛰어왔다"고 말했다. 연이은 대통령실발 리스크로 수도권 민심에 대한 당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한 위원장은 전날 17일에도 당사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종섭 대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수처는 즉각 소환을 통보해야 하고, 이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총선을 앞두고 정쟁을 해서 국민들께 피로감을 드릴만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즉각 소환하고 즉각 귀국해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기자 회칼테러 막말'로 논란을 일으킨 황상무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 수석에 대해서도 "황 수석의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말씀을 제가 이미 드린 바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셔야 한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 대사 해외출국으로 이른바 '대통령 리스크'가 총선의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황 수석의 막말 논란까지 연이어 대두되면서, 당내에서는 비대위 소속 인사와 수도권에 출마하는 중진은 물론 친윤계 핵심 인사들에게서까지 대통령실의 전향적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쇄도하는 상황이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수도권 위기론과 관련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다. 저 혼자만 느끼는 게 아니라 당 구성원 전체 그리고 특히 수도권 출마자들 같은 경우에는 대단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이 대사 논란에 대해 "즉각적으로 귀국을 해서 조사를 받고, 일련에 있을 수 있는 오해들 그리고 의혹들을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 수석의 막말 논란에 대해서도 "(기자 회칼테러 언급은) 일종의 (기자를) 겁박하는 행위지 않나, 그래서 저는 대단히 부적절하다. 이분은 공직자로서 해선 안 될 말을 한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어떤 결정을 내리기 이전에 본인 스스로 거취를 분명하게 표명할 필요가 있다"며 황 수석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또한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의 잘못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국민들께서 느끼기에는 이거는 도피성 대사 임명"이라며 "본인이 들어와서 조사받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 게 맞다"고 이 대사의 즉시 귀국을 주장했다. 나 위원장은 황 수석 논란에 대해서도 "본인이 알아서 정리할 거는 정리해야 된다"고 말해 역시 자진사퇴를 주장했다. 친윤계 인사들에게서도 같은 톤의 말이 나왔다. 대통령 대변인 출신으로 수도권에 출마하는 김은혜 경기 성남 분당을 예비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종섭 즉시 귀국, 황상무 자진 사퇴가 국민 눈높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호위무사'로 불리는 친윤 대표인사 이용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에서 이종섭 호주대사를 즉각 귀국시키는 게 맞나' 묻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어 황 수석 논란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사과는 충분히 했고, 그런데 그 사과에 대해서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여기서 정리가 되겠지만 그것은 이슈가 계속되고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황 수석 자진사퇴에 힘을 실었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 거취와 관련한 당내 요구에 대해 사실상의 거부 메시지를 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이 대사의 호주대사 임명에 대해 "적임자를 발탁한 정당한 인사"라며 "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황 수석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연이은 대통령실발 리스크와 관련해 당과 정부의 입장이 엇갈리며 '2차 당정갈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 위원장은 통상 진행하던 출근길 기자회견을 전날과 이날 진행하지 않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대사, 황 수석 관련 발언으로 대통령과의 관계가 불편해진 시점에서 언론과의 접촉면을 줄인 셈이다. 다만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한 위원장의 출근길 기자회견 중지와 관련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하고 가동되는 상황에서 메시지 및 메신저에 대한 정리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생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은 "선대위 체제로 전환된 만큼, 출근시 매번 진행하던 백브리핑을 필요시에 수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식 해명을 냈다. 박 대변인은 이날 선대위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당정갈등 시즌2가 시작됐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의에 "과한 해석 아닌가"라며 "당정 간의 갈등 상황이나 의견이 부딪힐 조짐을 저는 못 느꼈다"고 부인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