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호주대사의 귀국으로 "문제가 해결됐다"는 국민의힘이 '공수처 정치공작'설을 주장하는 등 태세를 전환하고 있지만, 위기를 맞은 국민의힘 수도권 후보들 사이에선 이 대사의 자진사퇴 등 추가적인 조치를 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사의 진퇴 문제를 두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경기 수원정에 출마하는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22일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상무 수석의 자진사퇴와 이종섭 대사의 귀국으로 수도권 위기론이 완전히 정리된 건가' 묻는 질문에 "아니다. 아직도 어렵다, 갈 길이 멀다"며 "이런 실수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진행자가 '이 대사를 아예 사퇴시키는 게 맞다, 혹시 이렇게 보시나'라고 묻자, 이 교수는 "지금 이 정도 시점에서는 사퇴 여부는 본인이 결정해야 된다"고 말해 사실상 이 대사의 자진사퇴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그는 "명백하게 (사퇴) 얘기를 하는 건 지금 그 사람이 제가 아니다 보니까 얘기하기가 좀 그렇다"면서도 "일단 엄중히 수사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동작을 출마자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사는 잘못한 게 없다, 이렇게 빨리 정리된다면 제일 좋다"면서도 "이 대사도 좀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황상무·이종섭 사태와 관련한 당정의 수습조치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실이) 조금은 억울할 부분이 있지만 또 이게 팩트하고 국민들의 인식은 좀 다르잖나"라며 "조금은 부족"하다고 평했다. 특히 그는 "국민 정서"를 재차 강조하며 "이 대사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국민들 생각도 국민들 소리도 들어보시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사가 스스로 '국민 정서'에 맞는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는 뉘앙스다. 수도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은 연이은 대통령실발 리스크로 인해 대두된 수도권 위기론에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초기엔) 친명 일색의 (민주당) 공천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그거보다는 저희 이슈가 조금 더 뒤덮이고 그러면서 일종의 심판론이 조금 바닥에서 올라온 부분은 있었다"며 최근 수도권의 선거 판세를 전했다. 서울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인 김성태 전 의원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사가 결국은 결정적으로 수도권 민심에 기름을 들이부은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사 관련 논란에 대해 "정치공작"이라는 지도부의 입장엔 동의하면서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문제가 다 해결됐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서울은 이슈가 생산되고 유통되는 그런 출발지 아니겠나, 그렇기 때문에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서울 동대문을 후보인 김경진 전 의원 또한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에 이 대사 문제라든지 또 황 수석 문제라든지 아마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냉정하게 어떻게 보면 조국·이재명에 대해서 단죄했던 것과는 달리 뭔가 자기편에 대해서는 조금 온정적이지 않느냐, 이런 시각이 국민들 사이에 있었던 것 같다"며 이른바 '대통령 리스크'로 인한 수도권 위기론을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이 대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도부 입장을 따르면서도, 경기 성남분당갑 후보인 안철수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주장한 '이종섭 사퇴' 요구에 대해선 "그 얘기도 틀린 얘기는 아니"라고 했다. 반면 수도권 민심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측에서는 '이 대사 귀국으로 문제는 해결됐다'는 분위기가 짙다. 이번 공천에서 컷오프된 대구 달서갑 현역 홍석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이 (이 대사 관련) 총선 이슈는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며 "이제는 오히려 우리 당이 좀 더 공세적으로 공수처라든지 이런 데에 공세적으로 입장을 취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 대사가 사퇴할 필요가 없나'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도 "사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일각에선 이종섭·황상무 사태 이외에도 '윤·한 갈등'의 추가 소재가 남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기 고양정 후보인 김용태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한갈등의 남은 불씨가 있나' 묻는 질문에 "더 큰 게 남았다"며 "의사 파업 해결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이렇게 파업이 길어지면 대학병원 가서 수술 받아야 하는 사람들, 그걸 가족으로 두고 있는 사람 얼마나 불안하겠나"라고 말해 의료계 파업으로 민심이 이반될 수 있음을 강조, 여전히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엔 "너무 오래 끌었다"는 지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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