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 고위공직자수사처에서 이종섭 주호주대사에 대한 소환조사가 "당분간 어렵다"고 밝힌 데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정도면 총선 앞 정치공작에 가까운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수처를 비난했다. 한 위원장은 22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출국금지가 필요하다'는 입장까지 냈다. 그러면 국민들이 보시기에 총선 앞에서 정상적인 수사를 상정하기 때문에 '구속될만한 큰 증거가 있나 보다'하는 인상을 갖고 투표할 것"이라며 "실상은 (공수처가 이 대사를) 부르지도 못하겠다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 이로 인해 우리 국민들이 받은 나쁜 인상은 다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지 민주당이 했던 것은 다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공수처는 그 동안에 한 마디로 말해서 민주당 좋아하는 수사만 사실상 해왔다. 거기 집중해왔다"며 "(공수처가) 선거 직전에 정치적 사안에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은 선거 개입이고 정치질이다. 이 문제에 대해 공수처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수처는 이날 이 대사 수사와 관련 "수사팀은 해당 사건의 압수물 등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및 자료 분석 작업이 종료되지 않은 점,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대사) 소환조사는 당분간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수사팀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대한 수사에 전력을 기울인 뒤 수사 진행 정도 등에 대한 검토 및 평가, 변호인과의 협의 절차를 거쳐 소환조사 일시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수처의 수사 준비가 아직 안 끝난 것일 수도 있다'는 질문에 한 위원장은 "그럴 경우에는 '출국금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지 않는다"며 "최근 대통령실에서 (입장이) 나왔을 때 공수처가 입장을 냈다. 검찰 수사라든지 (이런 게)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장문 낸 것 본 적 있나"라고 했다. 지난 18일 대통령실은 "(이 대사가) 법무부에서만 출국금지 해제 결정을 받은 게 아니라 공수처에서도 출국 허락을 받고 호주로 부임한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공수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 입장 내용 중 일부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 출국을 허락한 적이 없으며, 법무부에 '출국금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지적한 것은 이날의 공방을 말한다. 한 위원장은 '수사 준비가 끝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공수처가 입장을 낸 것이 문제인가'라는 질문에는 "수사가 9월부터 이어져 왔다. 그 과정에서 (공수처가) 출국금지하고, 출국금지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도 냈고, 그 이후에도 (이 대사 출국을) 허락 안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 뉘앙스는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갑자기 '오늘 우리 준비 안 돼 있고 당장 부를지도 모른다', 정확히 말해 '총선 전에 부를 자신이 없다'고 한 것은 이 중요하고 예민한 시기 국민들의 판단을 현혹시킨 것이다. 그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과 만나 어떤 대화를 했나'라는 질문에는 "서해 영웅에 대한 모욕, 왜곡, 선동이라는 것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되고 그것을 막아내기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말씀을 대통령님과 나누고 최원일 함장님과도 나눴다"며 이 대사 문제에 대해서도 "이런 민감한 시기에 민심에 순응하는 입장을 가진 것은 서로 같다"고 답했다. 최근 이 대사 대응,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이어져 온 '당정갈등'이 마무리됐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서해 수호의 날 행사 이후 '국가를 위협하는 세력으로부터 이 나라를 굳건히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나눈 사실을 공개하며 "당정 간 갈등이 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대통령실 관계자)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또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난 뒤) 천안함 46용사 추모비로 이동해 미리 와 있던 한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함께 천안함 46용사에 대한 헌화와 참배를 했다", "차에 탑승하기 전 한 비대위원장과 악수하며 어깨를 두드려 주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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