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총선 후보의 과거 실언을 재조명하며 국민의힘을 향해 "우리는 옛날 말 꺼내서 사퇴하라면서…", "웃기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2일 오전 재판 참석을 위해 이동 중인 차 안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원격으로 동두천·양주·연천을 남병근 후보 지원에 나섰다. 이 대표는 남 후보의 상대 후보인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을 두고 "저번에 수해 복구 갔다가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더 왔으면 좋겠다'(고 했던) 그 분이냐"라며 "김성원 후보는 공직자인데 파면이 마땅하다 생각되는데 여전히 살아남아 있다"고 했다. 이에 남 후보가 "이런 후보를 공천하는 것 보면 (국민의힘) 공천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이 대표는 "그 사람들 웃기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옛날 말 꺼내서 사퇴하라면서"라고 호응했다. 그러면서 "김성원 후보가 국회의원 수해 복구 현장에 가서 농민들 땅 치고 울고불고 하는데 '야 사진 잘나오게 비 더 왔으면 좋겠다' 이게 얼마나 잔인한 이야기인가"라고 비난했다.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8월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한 수해 복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 출석했다. 총선을 8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지원유세를 펼쳐야 할 그의 이날 일정은 재판 외에는 '공개 일정 없음'(민주당 공보국)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이같은 상황에 대해 "낮에는 검찰의 의도대로, 검찰 독재 국가 정권의 의도대로 재판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나라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선거인데 저는 아마 재판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증거가 있든 없든 '너 한 번 죽어봐라'가 윤석열 정권의 생각 같다"며 "제가 재판 받는 시간만큼 여러분이 애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전날 SNS에 쓴 글에서 "내일은 재판 출석으로 인해 공개 일정이 없다"며 "이재명을 대신해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뛰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에 제1야당의 대표로서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 참으로 억울하고 안타깝다"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13일인데 그중 3일간을 법정에 출석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검찰 독재정권과 정치 검찰이 수사·기소권을 남용하면서 원한 결과"라며 "이 중요한 순간에 제1야당 대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저의 심정을 우리 당원 여러분과 지지자,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해 달라", "제가 하지 못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만큼, 그 이상의 역할을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편 이튿날 제주에서 진행되는 4.3 추념식에 참석하겠다고 이날 방송을 통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4.3 추념식 불참에 대해 "여당이나 대통령은 안 온다고 한다"며 "여당 후보 중 4.3을 폄하하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 분이 꽤 있는 거 같아서 그런 후보를 공천하니 오기 좀 그랬을 수 있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의 호소는 역설적으로 그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시키는 면이 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여야 지도자들이 범죄 혐의로 가득 차 있는, 범죄자들이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이런 상황은 건국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낙연 대표는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양상이 매우 한심한 것이 대통령 가족의 범죄 혐의가 드리워져 있지 않나. 그리고 야당들이 몇 개가 있는데 야당 대표들 또한 줄줄이 재판받으러 다니거나 감옥에 있거나 아니면 고등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거나 이래서 선거가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현실로 드러날 것 같은데 이렇게 여야 지도자들이 범죄 혐의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이어 "정치가 법치를 망가뜨리고 있는 그런 양상이다. 대통령은 거부권은 부인 특검을 방탄하고 야당은 불체포특권으로 방탄하고 하는 '방탄 사돈지간'이 돼있는데 이 결딴나는 것은 나라만 결딴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총선 목전에서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이 대표를 비롯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윤석열 대통령을 동시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대표는 아울러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70 평생에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고 질타한 데 대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많이 참아오셨던 말씀을 하신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마구 사고를 칠 무렵에 우연히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문 전 대통령이) 저한테 '어렵게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지니 얼마나 속상한가'라고 위로했다"며 "속상하시기로 치면 대통령이 더 속상하실 텐데 저한테 그 말씀을 해주셔서 위로의 말씀을 들었던 기억이 새롭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SBS 취재진과 만나 한 인터뷰에서 "민주당,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우리 야당들이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둬서 정부가 정신차리도록 해줘야 한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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