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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생명까지 위협하는 '직괴'…10명 중 3명이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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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생명까지 위협하는 '직괴'…10명 중 3명이 "당했다" 괴롭힘 피해자 15.6%, '극단적' 고민까지…신고해도 보호는커녕 보복만

"계약직인데 정규직 하기 싫으냐면서 자기가 사무실에 한 마디만 하면 바로 짐 싸고 아웃이라고 협박합니다. 또한 물건을 던지거나 폭언을 일삼습니다. 계약직이라 불이익이 예상돼서 참았는데, 이제는 다른 회사에 가더라도 신고해서 죗값을 받게 하고 싶다."(2024년 1월, 직장갑질 119 제보 사례)

"어제 대표가 사장실 문 노크 소리가 크다는 이유로 제게 소리를 지르고 휴대폰을 집어던지려는 듯한 행동을 취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급여명세서를 카톡으로 보냈는데 제가 읽고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리를 질렀고요. 회의실 테이블 책상을 두 손으로 쾅 내리친 적도 있습니다."(2024년 3월, 직장갑질 119 제보 사례)

직장인 10명 중 3명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중 15.6%는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했다고 답했다.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2월14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 내 괴롭힘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직장인 10명 중 3명(30.5%)이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 괴롭힘 유형은 '모욕·명예훼손'(17.5%), '부당지시'(17.3%), '업무 외 강요'(16.5%), '폭행·폭언'(15.5%), '따돌림·차별'(13.1%) 등 순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응답자 가운데 15.6%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직장 내 저연차이거나 고용형태가 불안정할 수록 이같은 고민을 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20·30세대와 비정규직 직장인들의 비율이 높았는데, 20대(22.4%), 30대(26%)가 50대(8%)보다 응답률이 높았고, 비정규직(19.2%)이 정규직(13.3%)보다 높은 기록을 나타냈다.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들 46.6%는 괴롭힘 수준의 심각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괴롭힘 수준이 심각했다는 응답은 비정규직(56.8%), 중앙 및 지방 공공기관(61.1%), 5인 이상 30인 미만(55.8%), 5인 미만(48.7%)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의 응답이 61.2%로 평균보다 14.6%p 높았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이들은 대부분 신고를 하거나 치료를 받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이들 중 절반 이상(57.7%)이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다. 10명 중 2명(19.3%)는 회사를 그만뒀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지 않은 응답자들은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47.1%)라며 대응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하더라도 적절한 보호 조치를 받지 못하거나 오히려 보복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이들 중 절반 이상(52%)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고, 회사가 괴롭힘에 대해 객관적 조사, 피해자 보호 등 회사의 조치 의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58%에 달했다. 더욱이 신고했다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처우를 당한 적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도 40%였다. 반면 개인 또는 동료들과 항의하거나, 회사, 노동조합, 관련 기관 등에 신고를 했다는 응답은 직장 규모가 클수록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민간 300인 이상 사업장의 동료들과 항의하거나 신고했다는 응답은 61.4%였으나 5인 미만은 25.6%에 그쳤다. 직장갑질119는 "사업장 규모가 작고, 고용 형태가 불안정한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괴롭힘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 되고 있다. 괴롭힘을 경험한 이후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는 응답이 전년 대비 늘어났다는 점 역시 우려스럽다"며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 확대로 노동법 사각지대를 줄이고 일하는 모든 이들의 정신건강을 보호하며, 적극적인 교육으로 일터 민주주의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은 사업장 노동자,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보장하는 전반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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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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