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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숫자 관심법'이 일으킨 나비효과…'1은 안되지만 9는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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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숫자 관심법'이 일으킨 나비효과…'1은 안되지만 9는 괜찮아'? [이모저모] 與, 이번엔 "복면가왕 9주년, 조국혁신당 9번과 관련 없어"?
국민의힘이 프레임 싸움에서 번번이 대파(大破)당하고 있다. 대파 프레임에 이어 숫자 프레임에 빠진채 허우적대는 꼴이다. 지난 2월 27일 MBC 일기예보에 등장한 '미세먼지 농도 1'을 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법정 제재'를 의결한 순간 '숫자 프레임'이 가동됐다. 이제 방송에 사용되는 모든 숫자는 의심을 받게 됐다. MBC는 "4월 7일 일요일 방송 예정이었던 <복면가왕>은 결방된다. 해당 시간에는 <나 혼자 산다 스페셜>이 편성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9주년'이 조국혁신당 정당 투표 번호인 9번을 연상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 때문에 MBC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한다. '미세먼지 파란색 1번'이 더불어민주당 1번을 연상시킨다는 국민의힘의 '관심법'이 결국 '나비 효과'를 일으킨 셈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이번엔 다른 논평을 냈다. 김시관 국민의미래 선대위 공보단 대변인은 7일 "국민의미래는 복면가왕 9주년과 조국혁신당 9번이 아무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야당과 짜고 친다'는 정치권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당장 복면가왕을 방영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MBC의 결방 결정 이후) 기다렸다는 듯 조국혁신당 측이 '9틀막'이라는 정치적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MBC 제3노조는 '방송국 자체 판단임을 밝혔음에도, 조국혁신당이 마치 정치적 의도와 배경이 있는 것처럼 상황을 몰고 가고 있다'며 'MBC와 조국혁신당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MBC의 극단적 편파방송에 대해 많은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MBC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친여 성향의 MBC 노동조합(3노조)은 성명을 내고 "복면가왕 9주년이 조국혁신당 기호 9번과 겹쳐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 조용히 어떤 이유도 대지 않고 방송을 순연하면 된다"며 "그런데 이런 내용이 한 매체 단독 기사로 투표 사흘 전 나와 조국혁신당을 홍보해주는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쯤 되면 공영방송 MBC 경영진이 복면가왕 순연 이슈를 가지고 선거판에 개입한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낳았다"며 "도대체 왜 선거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공영방송이 나서서 특정 정당의 홍보를 하려고 하느냐"고 주장했다. 지난 2월 27일 MBC가 일기예보에 '파란색 1번'을 띄웠을 당시의 여권 반응과 지금 여권의 반응은 너무 다르다.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그 MBC 일기예보에 사람 키보다도 큰 파란색 1 대신, 같은 크기의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 2로 바꿔놓고 생각해 달라. 미세먼지를 핑계로 1을 넣었다고 하던데, 2를 넣을 핑계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어제보다 2도 올랐다' 이러면 넣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아무리 그간 극도로 민주당 편향된 방송을 해 온 MBC지만, 이건 선을 넘은 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보도가 노골적인 민주당 편들기 선거운동 방송이라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했다. 박성중 의원은 "'서울 미세먼지' 현황을 알리면서 뜬금없이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케 하는 파란색 숫자 1을 보여주고, 기상캐스터는 연신 숫자 1을 외쳤다"며 "MBC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불과 43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1번을 노골적으로 찍으라는 선거개입 행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단순 실수가 아니다"라며 "관계기관에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불법 선거 개입 방송을 즉각 엄단해 국민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여권이 지금은 "국민의미래는 복면가왕 9주년과 조국혁신당 9번이 아무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과 국민의힘이 일기예보 숫자 1을 문제삼은 순간부터 이 프레임은 작동하기 시작했다. 여권이 '복면가왕 9주년'을 언급하면 언급할수록 이 프레임은 계속 강화될 것이다. 누구 탓도 할 수 없다.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갖힌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MBC는 결방을 취소하고, 당장 오늘이라도 복면가왕 9주년 특집을 방송해야 한다. '미세먼지 1'은 국민의당이 허락하지 않은 숫자이지만, '복면가왕 9주년'은 국민의미래가 '허락'한 숫자다.
ⓒMBC 뉴스데스크 2월 27일자 일기예보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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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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