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총선 다음날 "말하지 못하는 고뇌만 가득하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결과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사실을 '항명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정훈 수사단장에게 알렸다는 인사로 지목된 바 있다. 김 사령관은 지난 11일 해병대 내부 전산망에 '격랑에도 흔들리지 않는 해병대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합니다'는 제목의 지휘서신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은 총선이 야권의 대승과 여권의 대패로 기록된 다음 날이다. 이 글을 통해 김 사령관은 "해병대가 정쟁의 회오리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며 "조직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사령관으로서 안타까움과 아쉬움, 말하지 못하는 고뇌만이 가득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여기에서 "말하지 못하는 고뇌"라는 말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오가고 있다. 김 사령관은 "해병대사령관은 영광스럽고도 명예롭지만 무겁고도 두려운 직책"이라며 "특히 요즘은 하늘조차 올려다보기 힘든 현실이 계속되고 있어서 하루하루 숨쉬기도 벅차기만 하다"고 했다. 김 사령관은 "우리의 소중한 전우가 하늘의 별이 된 지 벌써 9개월이 지났지만 우리에게 남겨긴 것은 무엇인가. 고인의 부모님 당부조차 들어드리지 못한 채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원의 결과만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해병대 조직과 구성원에게 아픔과 상처만 있을 뿐이다. 아니, 결과가 나와도 다시 한번 정쟁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해병대 구성원 모두는 이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김 사령관은 "더욱 안타까운 것은 현재의 상황이 누가 이기고 지는 시소게임이 아니라 해병대가 무조건 불리하고 지는 상황"이라며 "해병대에게 큰 아픔과 상처로 남겨질 것이 자명한 현실"이라고 했다. 김 사령관은 "사령관은 그 어떤 과정과 결과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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