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이시원 비서관, 스스로 물러나거나 대통령이 파면해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해병대원 사망사건 외압 의혹에 관여한 것으로 새롭게 알려진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 "스스로 물러나거나 아니면 대통령이 선(先) 파면 이후에 수사받도록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이 공직기강을 무너뜨려서 국가를 국기를 문란하게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는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넘긴 '채 상병 사건' 수사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한 당일, 이 비서관과 외압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인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 법무관리관에게 한 휴대전화 번호로 여러 차례 전화가 걸려왔고, 이 휴대전화 가입자는 이 비서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단이 경찰에 방문해 정식으로 이첩한 수사자료를 검찰단이 돌려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대통령실 등 윗선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가 외압 의혹의 핵심 관건인데, 이 비서관과 유 법무관리관이 통화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 비서관은 검사 재직 당시 '윤석열 사단'으로 꼽힌 인사다. 홍 원내대표는 "이시원 비서관은 수사 이전이라도 누구의 지시받아 어떤 내용의 통화를 했는지, 그리고 이후 누구에게 어떤 보고를 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사실 이 비서관은 공직기강비서관 임명 당시부터 문제가 있었다"며 "이분은 이 무고한 시민을 증거 조작을 통해 간첩으로 둔갑시켰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책임이 있는 당사자"라며 "논란을 무시하고 임명을 했는데 이번에 또다시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해서 수사 외압의 중심에 섰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어제 경찰 조사를 받은 채상병 소속 부대의 대대장 이모 중령이 진술서를 통해 임성근 전 사단장이 현장 지휘관의 수색 중단 권유를 묵살하고 무리하게 수색을 밀어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임 전 사단장은 자신 그런 짓을 한 적이 없다며 부하에게 책임을 돌렸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도 빠르게 수사를 통해서 또 재판 과정에서 사실이 드러나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결국 핵심 참모, 대통령실의 핵심 참모는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증거가 하나하나 드러나고 임성근 전 사단장을 비롯한 핵심적인 책임자들은 혐의를 부인하거나 책임을 회피하기에 바쁜 모습"이라며 "특별검사를 통해서 그리고 필요하다면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을 받드는 가장 책임 있는 자세는 총리나 비서실장을 바꾸는 게 아니라 오만과 독선으로 국정을 운영해 온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며 "자신이 안 바뀌고 옆에 있는 참모나 관료들을 바꿔가지고 무슨 변화가 있겠느냐"고 했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을 지체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며 "만약에 대통령과 여당이 채상병 특검법의 국회 통과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이번 총선의 민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나아가서 더 큰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경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진성준 신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어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에서 연금개혁 관련 공론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공론화 조사까지 마쳤으니 연금특위 양당간사 집중 협의를 통해 핵심의제와 개혁과제를 마무리하고 나머지는 22대 국회가 바톤을 받아 이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가 발표한 조사 결과, 시민들은 '더 많이 내고 더 많이 받는' 소득보장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제도는 보험료율(내는 돈) 9%, 소득대체율(받는 돈) 40%인데, 보험료율을 13%로 늘리고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소득보장안은 56.0%의 동의를 얻었고, 보험률은 12% 늘리되 소득대체율은 40% 그대로 두는, '더 내고 그대로 받는' 재정안정안은 42.6% 동의를 얻었다. 다만 최종 개혁안은 여야 합의가 필요해 22대 국회로 공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