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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김정은 비핵화 의지 있었다"에 통일부 "북한 의도에 국민 생명 맡길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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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김정은 비핵화 의지 있었다"에 통일부 "북한 의도에 국민 생명 맡길 수 없어" 김영호 통일부 장관 "북한, 핵과 미사일 이용해 우리 위협할 능력 있다…의도만 보면 정세 오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출간한 회고록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절실했다고 밝힌 데 대해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선의에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보를 맡긴다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20일 서울 삼청동 남북관계관리단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영호 장관은 문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출간한 저서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사용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밝힌 데 대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북한의 의도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정세를 오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의도, 선의에 국민의 생명과 국가안보를 맡긴다면 그건 실질적으로 커다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뮌헨 회담을 예로 들었다. 뮌헨 회담은 1938년 9월 30일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가 가진 회담으로, 당시 체임벌린 영국 총리는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를 만나 체코 수데텐란트 강제 합병을 용인하는 대신 더 이상의 영토 확장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영국과 프랑스 측은 전쟁을 피했다고 생각했지만 1년 후인 1939년 9월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세계 2차 대전이 시작됐다. 김 장관은 "뮌헨회담은 히틀러의 의도를 전적 신뢰한 대표적인 유화정잭이고 그 결과 2차 세계대전이 발생했다"며 "북한 정권의 의도와 군사적 능력은 냉혹하게 구분해서 봐야한다. 전적으로 의도를 믿는다면 대단히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분명한 억제 대비책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남북관계관리단 회담장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은 해당 저서에서 김 위원장이 "'핵 없이도 살 수 있다면 무엇 때문에 많은 제재를 받으면서 힘들게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겠는가', '딸 세대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하고 싶지 않다'"등의 발언을 했다며 "비핵화 의지를 나름대로 절실하게 설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자신들의 비핵화 의지를 불신하는 것에 매우 답답한 심정을 거듭 토로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에 나온 실제 의도는 무엇으로 보냐는 질문에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의도는 바뀔 수 있다. 거기에 국가 안보정책 결정을 의지하면 안된다는 것"이라며 "상대가 가지고 있는 군사적 능력에 대한 확고한 억제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답했다. 의도라는 측면에서 고려해보면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 연합훈련을 위협으로 여기고 있을 수 있지 않냐는 지적에 이 당국자는 "대한민국은 북한을 침략하겠다는 의도가 없어. 그 점에 대해서는 북한과 남한이 다르다"며 "남한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 행위 할 의도가 전혀 없다. 과거 6.25 남침 경험으로 보면 남북의 의도는 분명히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해당 저서에서 2018년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규모 연합 훈련 중단 등이 명문화됐어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북·미가)말로만 약속하고 공동 선언문에는 명시하지 않으면서 나중에 연합훈련이 계속 논란이 됐다"며 "선언문에 담았더라면 북한에서 핵실험을 하거나 ICBM을 발사할 경우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 되듯이, 미국 쪽에서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할 경우 레드라인을 넘는 게 되기 때문에 서로 합의 위반의 책임을 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이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 김 장관은 "북핵 문제의 협상 실패는 이 문제를 야기한 북한에 책임이 있다. 회담 과정을 보면 북한의 소극적인 협상 자세 때문인데, 이는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미측 당국자들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 문재인 외교안보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 김영사 펴냄. ⓒ김영사
김 장관은 그러면서 "지난해 동서해안으로 어선을 타고 탈북한 가족 중 한 분은 지금도 문재인 정부가 있었다면 탈북 결심을 안했을 거라고 한다. 2019년 문재인 정부가 2명의 탈북자를 강제로 추방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한국으로 온 탈북민의 증언을 들어보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 주민들에게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대단히 분명해진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11월 7일 통일부는 "지난 2일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7일 오늘 오후 3시 10분경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이들은 20대 남성으로 동해상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 배에서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북한 주민을 송환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이들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로 북한이탈주민법 상 보호대상이 아니며, 우리 사회 편입 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흉악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정부부처 협의 결과에 따라 추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탈북자가 흉악 범죄로 송환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과 같이 반인륜적인 흉악범죄자를 추방한 사례는 처음이며 판문점을 통해 이런 식의 추방이 이뤄진 것도 처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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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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