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을 두고 "불행한 사태를 피하려면 김홍일 방통위 위원장을 파면하고 불법적 방송 장악 쿠데타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 직무대행은 28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방통위 회의 소집은) 공영방송 이사진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싹 교체하고 KBS에 이어 MBC, EBS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방송 장악 쿠데타 시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직무대행은 방통위가 '2인 체제'로 운영되는 점을 지적하며 김 위원장이 이날 임원 선임 계획을 의결하더라도 "원천 무효"라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총 5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는데, 위원장을 포함한 2인을 대통령이 지명하고, 여당이 1인, 야당이 2인을 추천한다. 하지만 현재 방통위는 대통령이 추천한 2인의 방통위원만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전날 민주당은 김홍일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당론으로 채택했으며 조국혁신당 등 야4당과 함께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했다. 민주당이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이유는 MBC 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선임과 관련이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입법청문회에서 "(현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현행 법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인 MBC 대주주를 결정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이 있었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는 오는 8월 12일에 끝난다.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되자 방통위는 전날 오후 늦게 전체 회의 소집을 전격 공지했다. 통상 방통위는 매주 수요일 전체회의를 열지만 이날로 회의 일자를 바꾼 것이다. 방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방문진과 KBS, EBS 등 공영방송 3사의 이사진 선임 계획안을 심의·의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직무대행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이 김홍일 방통위원장의 탄핵안을 발의하자 공영방송을 정권의 애완견으로 만들기 위해 비밀 군사 작전하듯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며 "강도가 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경찰이 출동하려 하니 아예 불까지 지르겠다고 나선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방송장악 쿠데타의 가장 큰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며 "밀실에서 방송 장악을 총지휘하는 몸통이 대통령이라는 국민적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방송을 장악하면 정권이 유지될 것이란 믿음은 착각"이라며 "방송을 장악한다고 한들 모든 언론을 틀어막을 수 없고, 국민의 눈과 귀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에 동의한 국민이 35만 명을 훌쩍 넘은 것만 봐도 그 사실을 알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의 불법 방송 장악 쿠데타가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더 키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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