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동의 수 1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의힘에선 위기감이 감지됐다. 여당 지도부 및 당 대표 후보 등 주요 인사들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사·방송통신위원장 탄핵 등 여러 탄핵안을 한데 묶어 그 부당성을 호소하는 등 탄핵 여론에 대한 김빼기에 나선 모양새다. '무차별 탄핵은 위험하다'는 탄핵신중론이나 '문재인 탄핵 청원도 있었다'는 양비론이 나오기도 했다. 국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구 국민동의 청원은 3일 오전을 기준으로 청원 동의인 수가 100만 명을 초과했다. 지난달 24일 청원 글이 처음으로 게시된 지 10일만으로, 하루 평균 10만 명 이상의 동의가 이루어진 셈이다. 민주당 측은 "혼을 내고 회초리를 들어도 대통령이 요지부동, 마이동풍이니 2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100만 명이 탄핵 청원에 동참하는 것"(박찬대 원내대표)이라며 정권 비판 민심을 강조했다. 위기감이 고조됨 국민의힘에선 계파에 관계 없이 대부분의 주요 인사가 일제히 탄핵여론을 잠재우려 나섰다. 지도부도 적극적인 방어활동에 나섰다.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도 청와대 국민청원에 140만 명이 넘는 국민이 문 대통령에 대해서 탄핵을 해야한다는 청원을 했었다"고 했다. 곽 대변인은 "탄핵 청원은 국민의 자유"라면서도 "탄핵사유가 없다는 것은 누가봐도 명백하다"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 상황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전날 이재명 전 대표 연루 사건을 수사한 검사 4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을 들어 "민주당은 지난 2년 동안 총 13번이나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탄핵 중독 정당"이라며 "오로지 이 대표를 구하기 위해 22대 국회 시작부터 국회의 존재를 스스로 파괴하고, 거대 야당의 소수 세력 겁박과 일방 독주"라고 '탄핵정국' 자체를 비판했다. 국회 청원 규정에 따라 대통령 탄핵안 또한 국회 상임위에서 논의될 수 있는데, 이를 조기에 방어하기 위한 김빼기 의도로 풀이됐다. 당권·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주요인사들도 일제히 움직였다. 당 대표 후보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민주당 측 검사탄핵안 법사위 회부에 대해 "이재명 대표 수사와 재판에 참여하는 검사들에 대해서 탄핵한 것이 잖나, 막 가는 것"이라며 "이 정도면 권력을 동원한 무고다. 권력형 무고"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대표가 유죄판결 받을 것이란 현실을 이제는 인정하고 검사를 탄핵함으로써 유죄판결 이후엔 판사를 탄핵할 빌드업(을 쌓는 것)"이라고 말해 탄핵정국이 '이재명 방탄'의 결과임을 강조했다. 당권 후보인 나경원 의원 또한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연다고 한다. 정작 탄핵을 추진할 명분도 용기도 없으면서, '개딸 눈치'나 보며 끌려가는 비겁한 정치"라며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민주당의 탄핵 남용에 대한 대국민 청문회다. 국민이 법과 상식의 힘으로, 이재명을 탄핵할 것"이라고 썼다. "채상병 특검 또한, 궁극적인 목적은 윤석열 대통령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대표적인 비윤계 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탄핵안을 비판, 특히 "민주당의 탄핵 남발은 탄핵제도 자체를 희화화한다"며 "탄핵피로증, 탄핵불감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민주당 탄핵'은 정치공세로 전락하고 있다"고 써 민주당 주도의 탄핵정국에 날을 세웠다.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세상 어느 나라에서 탄핵이 이렇게 일상화되어 있을까, 그러면 무차별 탄핵으로 누가 득을 볼까,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이라며 "탄핵 정쟁 속에서 민생은 실종되고,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는 시민, 국민들이 입게 된다. 저는 이 하나만으로도 탄핵의 일상화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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