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천 의혹 △좌파 의혹 △댓글팀 운영 의혹 등 원 전 장관이 제기하고 있는 '한동훈 3대 의혹'을 놓고 혈투를 벌였다. 원 전 장관은 '한 전 위원장의 가족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당무감찰을 받으라"고 요구했고, 한 전 위원장은 "지금 당장 근거를 내놓으라"며 "(그 말이 맞으면) 제가 정계 은퇴하겠다"고 받아쳤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MBN 방송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자 TV토론회에선 원 전 장관이 첫 소개말부터 한 전 위원장을 겨냥 "여론조성팀 의혹, 사천 의혹, 김경율 금감위원장 추천의혹, 3대 의혹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책임지시겠나"라며 "거짓말과 분열을 서슴지 않는 사람이 당대표가 되면 우리는 다 죽는다"고 말해 두 후보 간의 극한 대립을 예고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9일 1차 TV토론 당시에는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날 합동연설회부터는 돌연 태도를 공세로 전환한 바 있다. 두 후보는 특히 '한 전 위원장 가족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원 전 장관 주장을 두고 극단적으로 충돌했다. 원 전 장관은 "국민의미래에서 도저히 한 전 위원장 가족을 포함한 주변 인물, 측근의 관여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공천이 자행됐다"며 "이 모 전 서기관 강 모 변호사, 그리고 또 현재 비례의원도 계시다. 중간에 명단이 바뀌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위원장이 "제 처가 관여한 게 어느 부분인가"라며 구체적인 근거를 요구하자, 원 전 장관은 "지금 제가 구체적 사실관계를 얘기하면 다 가까운 분들인데 뭐 증거 조작하실 것이다. 다 부인할 것 아닌가"라며 "객관적인 당무감찰을 통해 밝히자"라고 말했다. 이에 한 전 위원장은 "그냥 아무런 근거 없이 말씀하시는 것"이라며 "그냥 뇌피셜"이라고 응수했다. 한 전 위원장은 "원 후보가 (사천 의혹 관련) CBS 기사를 말씀하셨는데 그게 원 후보가 가진 자료인가"라며 "원 후보가 말한 두 명이 제 처와 아는 사이다, 일면식이라도 있다, 그러면 제가 정계은퇴하겠다"고 강수를 놓기도 했다. 그는 이어 원 전 장관에게도 "(거짓말이면) 어떻게 할 건가"라고 반격, 원 전 장관이 "저 책임을 지겠다"고 답하자 "어떻게 책임을 질 건가", "상응하는 책임이 대체 뭔가"라고 역공을 폈다. 원 전 장관은 정계은퇴나 후보직 사퇴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원 전 장관을 겨냥 "어떤 공천을 누가 잘못했다는 건가? 예를 들어 어떤 공천에 누가 돈을 받았다, 모 의원처럼 자기가 넣어달라고 했는데 안 들어주니까 밖에서 인터뷰하고 그런거라도 있나" 물으며 "'카더라'로, 그냥 뇌피셜로 얘기하는 것 뿐"이라고 비판했다. 원 전 장관의 당무감찰 주장에 대해서도 "누군가가 선거에서 남에게 해코지 하기 위해 당무감사 해야하는 건가,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했다. 반면 원 전 장관은 기자들에게 한 전 위원장의 반박과 관련 "(의혹을 제기할 때) 특정으로 누구냐, 거기에 대해 논의했다는 육하원칙, 증거를 대라는 자체가 (부당하다)"며 "(한 전 위원장은) 그렇게 수사하는 검사인가, 그렇게 수사하는 분 아니다.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할 땐 그렇게 수사 안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례대표 명단에) 들어간 면면들이 대표성이 제대로 안배돼 있나, 하다 못해 해당 단체나 집단의 추천을 받은 사람들이냐, 전혀 (전문성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의혹을 이어갔다. 토론회에선 원 전 장관이 이날 오전부터 제기한 '김경율 전 비대위원 금감원장 추천 의혹'과 '댓글팀 운영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원 전 장관은 주도권 토론에서 "김 전 비대위원을 왜 금감원장에 추천했나", "여론조성한 것은 불법"이라며 '해당 의혹들이 사실일 경우 사퇴할 건가'라는 취지로 맹공을 가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은 모든 의혹에 대해 "한 적 없다. 허위사실 유포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김경율 추천 의혹'에 대해선 "제가 누가 (김 비대위원을) 추천했는지 안다"고 오히려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앞서 원 전 장관은 이날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서도 해당 의혹들을 거론하며 "사천 의혹, 사설 여론조성팀 의혹, 김경율 금감원장 추천 의혹.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사실이면 사퇴하시겠나", "이제 거짓말 기술에 대해 검증을 받을 시간"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이 같은 원 전 장관의 사퇴 요구와 관련 "저는 확실히 말씀드리는데 (의혹이 사실이면) 사퇴할 것"이라며 "원 후보는 어떻게 책임질 건가"라고 일관된 태도를 보였다. 원 전 장관의 의혹 제기는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이른바 '한동훈 좌파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원 전 장관은 "한 전 위원장 팬덤이라 보면 '문파', 문재인 대통령 때 문파들", "김어준, 유인태 이런 분들이 한동훈을 열열히 지지", "민청학련 주동자셨던 이모부님이 계시다", "장인어른도 검찰 경력 있지만 민주당 분" 등이라 말하며 "이런 기반 세력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보수를 잠식하며 지형 자체를 재편하기 위한 큰 그림속에서 (한 후보가) 아이돌로 내세워진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20년 동안 뵙지도 못한 이모부 이야기를 한다"며 "저를 좌파몰이하는데 정말 2024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게) 저는 황당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원 전 장관의 논리를 두고 "철지난 색깔론"이라고 비꼬듯 받아치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에도 원 전 장관의 의혹제기와 관련 SNS를 통해 "마치 노상방뇨하듯이 오물을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두 후보의 공방전이 치열하게 이어진 가운데 나경원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유력 후보인 한 전 위원장에게 공세를 펴면서도 원 전 장관의 '3대 의혹' 공세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나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시절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이유로 한 전 위원장의 '전략적 미숙'을 주장했고, 윤 의원도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한 전 위원장에게 "인간적인 미안함은 없느냐"며 과거 행적을 꼬집었다. 다만 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인이 원 전 장관을 앞선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단일화하는 게 아니라 원 후보가 사퇴하면 되는 것"이라고 하고, 윤 의원은 원 전 장관의 의혹제기와 관련 "그런 의혹이 있으면 근거를 가지고 말해야 할 것"이라고 하는 등 원 전 장관 또한 두 후보의 타깃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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