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후보 사퇴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고 있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에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방송 CNN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올해 대통령 선거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사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이들은 모두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오바마 전 대통령 및 펠로시 전 의장과 접촉한 12명 이상의 의회 의원을 비롯해 다수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이들 중 다수가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출마는 곧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날 밤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있었지만, 이들은 바이든의 출마가 이미 끝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달려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바이든의 재선 성공에 대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회의감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은 워싱턴에서 비밀 중 하나"라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표명하지는 않았으나 바이든의 출마를 우려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27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TV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문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방송은 "오바마와 대화를 나눈 사람들은 오바마가 자신이 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전화를 걸었다고 말하고 있다"며 민주당 내 많은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오바마는 불안해하는 민주당 기부자들 및 당국자들과 대화에서 본인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더 많이 해왔다"며 "본인이 생각하기에 금방 누설될 것 같은 입장을 밝히는 것을 조심스럽게 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배후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한 소식통을 인용,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배우 조지 클루니의 10일 <뉴욕타임스> 기고를 막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클루니는 지난달 헐리우드에서 바이든 대통령 재선을 위한 2800만 달러(약 386억 원) 규모의 거대 기금 모금 행사를 주도했지만, 토론 이후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매체는 클루니가 해당 기고를 내기 전 오바마 전 대통령과 접촉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클루니의 기고에 대해 격려하거나 조언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공개적 반대를 표명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매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간 바이든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바이든 캠프 내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막후에서 후보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8년 동안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미 행정부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2016년 바이든 부통령이 대통령 출마를 고려하고 있을 때 오바마 전 대통령은 힐리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지지하면서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를 포기하게 한 적이 있다. 또 2020년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 출마를 선언하고 경선을 치를 때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지 않은 채 판세를 지켜보기도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교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상 대결에서 승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 교체 여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미국 ABC 방송과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가 지난 5~9일 미국 성인 24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설 경우 49%의 지지를 받아 46%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이 49% 지지를 얻어 47%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2% 차로 제쳤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에서는 44% 대 46%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섰으며 등록유권자의 경우 46%로 동률을 기록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67%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응답했는데,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도 응답자의 62%가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심지어 바이든 대통령 지지층에서도 54%가 사퇴해야 한다고 답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가졌던 단독 기자회견으로는 여론 흐름을 돌리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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