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미수 사건을 놓고, 한국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계 인사 등 야당 정치인들이 이 사건을 지난 1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과 비교하며 한국 언론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나 단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두 사안을 무리하게 연결했을 뿐 아니라 일부 사실관계 파악도 잘못된 점이 있어 역효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강선우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트럼프의 닥터헬기, 이재명의 닥터헬기. 그런데 외신 보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특혜 논란, 우리랑 참 많이 다르다"며 "그냥 트럼프도 응급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하시라. 혐오의 이유를 합리화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역시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전현희 의원도 "이재명의 살인미수 중상해 테러에 대한 닥터헬기는 특혜라며 집중포화 공세를 퍼붓고 대서특필하며 정쟁을 일삼더니 미국 유력 대선후보 트럼프의 테러현장 닥터헬기에 대해서는 정부·여당과 언론은 침묵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의 닥터헬기에 그토록 호들갑을 떨며 비난에 열중했던 그 후안무치와 내로남불 이중잣대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의원도 "트럼프 암살 미수 직후 바이든 대통령을 위시한 여야 정치인, 진보 보수 불문 언론 모두가 암살 시도를 규탄하고 트럼프의 안부를 걱정했다"며 "그런데 한국에서 이재명 대표의 목에 칼이 찔리는 살인미수 사건이 벌어졌을 때, 국민의힘과 수구보수언론은 앰뷸런스 헬리콥터 사용을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이재명 대표측이 부산 지역 의료진을 폄훼했다고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공격을 벌였다. 다시 생각해도 인면수심"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후 헬기를 이용하지 않고 차량으로 현장에서 떠났고, 이후 지역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퇴원해 전용기를 타고 뉴저지주 유세 일정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응급처치를 받은 병원은 피격 현장에서 17킬로미터 떨어진 버틀러 메모리얼 병원이다. 50킬로미터 거리인 인근 대도시 피츠버그나 펜실베이니아주 주도(州都)인 해리스버그, 약 420킬로미터 거리인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명문 유펜의대병원이 있는 주내 필라델피아 등지의 대형 병원으로 전원(轉院)되지도 않았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총격에 오른쪽 귀 윗부분이 관통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피격 직후부터 알려진 반면, 이 전 대표는 당시 흉기에 경정맥이 손상돼 혈관재건술 수술을 받는 등 위중한 상태였다. 부상의 정도, 그에 따른 대처 방법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완전히 다른 두 사건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무리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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