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서 사무총장은 "당 대표가 새로 왔으니 새로운 변화를 위해 당 대표가 임면권을 가지고 있는 당직자들에 대해서는 일괄 사퇴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사실상 정 의장을 겨냥한 사퇴 요구를 공개적으로 했다. (☞관련 기사 : 한동훈, 尹 독대 후 '정책위의장 교체' 밀어붙이나)
정책위의장 교체 여부가 관심사가 된 것은, 7.23 전당대회 결과 총 9인인 최고위원회의 구성원 가운데 친한계가 한동훈·장동혁·진종오·지명직 최고위원 1인(미정) 등 4명, 친윤계가 추경호·김재원·인요한·김민전·정점식 등 5명인 상황이 되면서 친한계와 친윤계 중 어느 쪽이 과반을 확보하느냐의 분수령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한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간의 '90분 독대'에서 "당직 개편 관련해서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왔지만 대통령께서 '당 대표가 알아서 하시라'고 말씀하셨다"는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 전언이 나오면서 정책위의장 교체를 윤 대통령이 양해한 것 같은 모양새가 연출됐다. 그러나 정 의장은 이날까지 거취 표명을 하지 않고, 최고위에 참석해서도 공개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이 서 사무총장의 사의 표명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자 "거기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사퇴를 거부하는 것인지 묻자 그는 답을 하지 않았다. '고민하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고민할 게 있느냐"고 되물었다. 친한계는 추가 압박에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정 의장 다음 순서로 마이크를 잡고 한 인사말에서 "지난 전당대회에서 나타난 당심이나 민심은 우리 당의 담대한 변화를 통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고 했다. 한 대표 비서실장인 박정하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부에서 '정 의장을 너무 몰아가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한 대표나 현 지도부는 그런 뜻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사퇴 요구) 범주를 넓힌 것"이라며 "(이는) 정 의장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차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 한 명만 집어서 사퇴를 요구하는 것보다 임명직 당직자 전원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하는 것으로 모양새를 갖춰주려 했다는 의미이지만, 역으로 이는 정 의장이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는 점을 전제한 것이기도 하다. 박 비서실장은 "정 의장은 굉장히 온화하고 합리적인 분"이라며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데 공간을 잘 만들어주는 부분을 놓고 숙고하며 말씀할 것으로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제법 시간이 지났고 어떻게든 새 출발과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국민들께 그걸 못 보여줘서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재삼 압박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는 당직 인선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고, 다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선은 제가 우리 당의 변화와 민심을 받들어 차분히 잘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도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최수진 당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당 안팎에서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이 당직 인사를 한 대표 뜻대로 하라고 양해하는 제스처를 취한 이상, 결국 정책위의장 교체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선 당시 당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두고 보시라. 오늘이 목요일인데 주말이면 정점식 이슈는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위원장은 "한동훈 대표는 할 걸 다 했다. 대통령 만나서 소통했고, 정진석 비서실장, 추경호 원내대표 만났고, 사무총장 불러서 이야기했고, 정 의장 본인에게도 일단 이야기를 했다"고 근거를 댔다. 그는 "새로운 인사로 (정책위의장을) 교체하되 계파색이 엷은, 그리고 대통령실도 충분히 양해 가능한, 꼭 친윤이거나 친한이지 않은 분들 중에서 새로운 인물로 교체하면 '포용하고 끌고 가'되 교체는 하는 것"이라며 "그런 모습으로 정치적 과정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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