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중 절반 이상이 종전 거래 가격보다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월별 아파트 매매가가 종전보다 오른 상승거래는 두 달째 이어졌다. 주택 공급량을 대폭 늘리고 서울의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안을 담은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이 서울 주택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12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의 46%가 종전 거래 가격 대비 가격이 오른 수준에서 거래된 상승거래였다. 특히 서울은 절반 이상인 51.7%가 상승거래였다. 6월(50.3%)에 이어 두달 연속 상승거래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다. 상승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자치구는 17개였다. 5월 4개에서 6월 14개로 늘어난 후 7월에도 상승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은 자치구가 늘어나면서 서울의 집값 상승세는 전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경기 지역의 상승거래 비중은 46%로 전국 평균 수준이었다. 상승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은 지역은 9곳이었다. 6월(4곳)의 두 배 이상 수준으로 늘어났다. 과천시, 성남시 분당구 등이 두달째 거래 절반 이상이 상승거래로 이뤄졌다. 지하철 8호선 별내선 연장, 지하철 3호선 연장 소식 등에 따라 구리시와 하남시도 지난달 상승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인천의 지난달 상승거래 비중은 44.7%였다. 미추홀구 한 개 지역이 상승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수인분당선과 1호선 주변역 6억 원 미만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비수도권의 지난달 상승거래 비중은 △경북 45.7% △충북 45.6% △전북 45.6% △전남 45.3% △충남 45.0% △광주 44.7% △울산 44.7% △경남 44.6% △대구 43.8% △대전 43.7% △부산 42.7% △강원 42.6% △세종시 42.4% △제주 41.7%였다. 도시 내 상승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은 지역은 전남 11곳, 경북 7곳, 충남 6곳 순으로 집계됐다. 대구, 대전, 부산, 세종, 울산은 상승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긴 시군구가 한 곳도 없었다. 적체된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신규입주물량 등의 영향으로 인해 기존 아파트 거래가격이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됐다. 직방은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매수심리를 자극한 영향"이 서울을 중심으로 나타난 반면 "지방광역도시는 미분양 적체와 공급물량 여파 등에 따라 고전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어 "'똘똘한 아파트'를 찾는 서울의 외지인 거래가 증가하면서 서울 아파트 수요 쏠림이 심화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이 앞으로 주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재건축부담금 폐지, 재건축 조합 취득세 감면 등 재건축 관련 규제가 대폭 풀림에 따라 부동산 시장 추가부양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정부는 공급량을 줄여 수요와 공급 균형을 맞추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린벨트 해제 대상 지역이 서초구 내곡동, 강남구 세곡동 등 강남권 위주일 가능성이 큰 데다 이미 주택 보급률은 백퍼센트를 넘은 상황에서 무주택자를 위한 공공주택 공급 위주의 공급정책이 필요하지만, 이번 대책은 이를 비껴갔다는 지적 역시 나온다. 참여연대는 지난 9일 낸 성명에서 "이번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은 과거 역대 정부가 수없이 반복해 왔던 또다른 버전의 부동산 부양 정책"이라며 "투기를 조장하는 이번 공급 대책을 철회하고 공공주택을 포함해 무주택 중산층과 서민들이 부담가능한 주택 공급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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