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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독립기념관장 인사, 이 기회에 김구 죽여버리자는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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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독립기념관장 인사, 이 기회에 김구 죽여버리자는 음모"

김형석 "용산이 나 찾은 적도 없다" 반박…홍범도 흉상 이전엔 찬성 취지 의견표명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문제로 정부 광복절 경축식 보이콧을 선언한 이종찬 광복회장이 김 관장 사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광복회장은 "마지막 문은 열어놨다. 제가 무슨 고집을 부리는 게 아니라 정부에서 성의를 좀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김 관장 사퇴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회장은 14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광복회원들이 지금 못 살고 참 어렵다. 그야말로 그들이 보면 삼류 인생이고 전부 흙수저"라며 "그분들에게 (정부가) '그동안에 건국절이라고 일부 얘기가 나온 것, 오해를 준 것에 대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건국절 없다. 그리고 건국절 없다는 것을 너희들이 확신하(게 하)기 위해서 이 잘못된 인사는 다시 하겠다' 이렇게만 하면 저희들이 박수친다. 그리고 제가 아주 앞장서서 그 사람들에게 '정부가 이 정도까지 하는데 계속 몽니를 부리면 안 되지 않느냐. 나가자'고 식장에 나가서 기념사에서 이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김 관장이 연일 자신은 뉴라이트가 아니며 건국절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해 "그 사람이 '나는 공적으로 얘기한 바도 없다', '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 '나는 김구 주석을 폄하한 사실도 없다' 이렇게 자꾸 여기 가서 이 말, 저기 가서 저 말을 하는데 저는 그것이 진실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이 회장은 "뉴라이트 하는 사람이 자기가 뉴라이트라고 시인한 사람은 제가 못 봤다"며 "자기 뉴라이트에 속하지 않았다는 말을 그대로 액면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분이 1945년보다는 1948년이 더 건국한 것이라고 영광 있는 날이라고 얘기를 해서 그게 바로 뉴라이트에 가장 가까운 말"이라고 했다.

김 관장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건국절 추진에 반대한다'고 했지만 '1919년 임시정부 건국론'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건국의 완성은 1948년'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는 등 모습을 보여 뉴라이트계와 유사한 논리를 지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회장은 "건국절 없다는 말씀 대단히 고맙다"면서도 "그런데 (김 관장이) 독립기념관장에 그냥 앉아 있으면 그게 건국절을 만드는 의지가 있다는 표시가 된다"고 다시 한번 김 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나아가 김 관장 인선을 포함한 윤석열 정부의 역사기관 인사를 두고 "커다란 계획", "거대한 음모"라며 "이승만 대통령을 치켜세우고 '이 기회에 김구는 죽여버리자', 이런 음모"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요새 독립기념관장을 중심으로 한 최근 인사를 볼 때 이것이 단순한 하나의 인사가 아니라 뭔가 이 지하에서 꿈틀거리는 커다란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의심을 가지고 있다"며 "(김 관장) 이거는 거대한 음모 속에 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그 거대한 음모는 뭐냐. 이승만 대통령을 치켜세우고 이 기회에 김구는 죽여버리자, 이런 음모"라며 "이승만 대통령 훌륭한 분인데 그분은 이용을 해서 마치 건국 대통령으로 아주 신격화시키면서 또 한편으로는 백범 김구 선생이 고하 송진우를 죽인, 암살한 테러리스트로 전락시키려는 이 거대한 작업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관장이 지난 5월 발간한 책 '고하 송진우와 민족운동'의 내용을 근거로 들어 "(김구 비난 음모의) 예고편처럼 보인다. 8월 15일이 되면 또 (출간이) 낙점돼 있는 분들이, 다 그 사람들 일당"이라고 했다. 광복절인 오는 15일엔 뉴라이트계 책 <테러리스트 김구>가 출간 예정되어 논란이 인 바 있다.

김 관장은 기자회견 등에서 본인이 저서를 통해 '김구와 이승만 두 분 모두 국부'라고 주장해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에 대해서도 "자기 말로는 김구와 이승만은 우리 두 분이 우리의 국부다. 두 분을 갈라서는 안 된다. 이렇게 말을 하면서 뒤에서는 이런 장난을 할 이유가 뭐가 있나"라며 "한 사람은 신격화시키고 한 사람은 테러리스트로 전락시키는 이 음모를 독립운동을 한 가문에서 성장한 저로서는 이것을 용인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의 주장은 김 관장 논란을 비롯해 독립기념관, 한국중앙연구원, 진실화해위원회 등 역사·보훈 기관에 대해 연이어 제기된 '윤 정부 뉴라이트 인사 논란'이 정부의 계획·음모라는 것이다. 김 관장 논란에 앞서선 박이택(독립기념관 이사), 김낙년(한중원장), 김관동(진화위원장) 등 인사들이 각각 뉴라이트·식민사관 등 논란 속에서 각 기관 이사 및 기관장 등으로 임명된 바 있다.

이 회장은 특히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등 식민사관 내용을 담은 <반일종족주의> 공저자 김낙년 동국대 교수가 한중원장으로 임명된 데 대해선 "피가 거꾸로 솟아오른다"며 "제가 이걸 보니까 이건 완전히 전쟁 전 친일파 판을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의구심을 끌 수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이 회장은 "이 진실을 밝히려면 그 식전에 작은 공간에서 기념사나 하고 그러면 진실이 밝혀지기가 좀 어려울 것 같다"며 "죄송하지만 이번에 정부 행사는 불참하고 정부 눈치 안 보고 조금 자유로운 상황에서 뭔가 제가 국민에게 진실을 밝혀주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광복절 경축식 보이콧 의지를 재확인한 말인 동시에, 광복절에 진행할 자체 행사에서도 추가적인 비판을 제기하겠다는 것이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 독립유공자 후손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관장은 광복회 측의 의혹 제기를 전면 부인했다. 같은 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한 김 관장은 '인사와 관련해 용산이나 국가보훈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바 없다'고 했다. 김 관장은 "용산에서는 한 번도 (인사와 관련된) 그런 제가 연락을 받거나 그런 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가보훈부와 관련해서도 "인사와 관련해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 이 회장은 앞선 인터뷰에서 김 관장을 겨냥 "권력의 비호를 받고 있다"고도 했는데, 김 관장은 이에 대해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고, 그런 말씀들에 대해서 나중에 책임 있게 본인이 증명을 해야되겠다"고 부인했다.

김 관장은 또 '이승만을 신격화하고 김구를 폄훼하려 한다'는 취지의 이 회장 주장에 대해선 "광복회는 이승만 대통령을 지지하는, 심정적으로 그를 따르는 모든 국민은 전부 다 뉴라이트라고 매도를 하고, 그건 다 친일파라고 그렇게 공식을 세워서 지금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김구 선생에 대한 본인 입장에 대해선 "대한민국에는 정신적인 지도자가 두 분이 있다. 한 분은 이승만 대통령이고 한 분은 김구 선생"이라고 했다.

김 관장은 '광복의 완성은 1948년'이라는 본인 이론이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하는 뉴라이트계와 맞닿아 있다는 데에는 "우리가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국권의 기준인) 영토와 국민과 이걸 다 일본한테 뺏기고 그 다음에 주권도 박탈당했고 그래서 우리가 해외에서 임시정부가 망명정부가 있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며 "때문에 저는 우리의 출발점이 아니라 완성을 1948년 8월 15일로 본다고 하는 것"이라고 이전의 입장을 반복했다.

김 관장은 '건국의 관점에서 해방년도인 1945년과 단독정부 수립년도인 1948년 중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엇인가' 묻는 질문엔 "두 가지 사건을 놓고서 당신 이 중에서 어느 것을 택하겠냐라고 얘기하는 것은 마치 어린아이들한테 너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하고 억지로 강요하는 거랑 꼭 같은 것"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김 관장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한 본인 의견을 내보이기도 했다. 김 관장은 "(홍 장군을) 육사라고 하는 폐쇄된 공간, 아무나 출입할 수도 없고 소수의 육사인들만 볼 수 있는 그런 공간에 왜 가두나"라며 "폐쇄된 육사보다는 온 국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인 독립기념관이 더 상징성이 있고 좋지 않겠나 얘기했던 것이 저의 견해"라고 했다. 흉상 이전에 찬성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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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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