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년 의대 증원도 논의할 수 있다며 의사들에게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인력수급추계위) 참여를 거듭 요청했다. 다만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는 2025년 의대 증원을 포함한 제한 없는 논의를 위원회 참여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정부 요청이 받아들여 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위원회 구성, 논의 의제 등에 대해 의료계와 접점을 찾기 위해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검토했다"며 "의료계에서도 인력수급추계위 위원을 추천해주시길 다시 한 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주신다면 위원회에서 2026년 의대 증원도 논의할 수 있다"며 "의사 단체를 비롯한 공급자 단체, 관련 연구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의료 현장의 어려움이 7개월이 넘었다. 이제는 갈등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첫걸음은 바로 대화"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 의사, 간호사 등 직종별로 정책 제안기구 성격의 인력수급추계위를 꾸리고, 각 위원회 위원 13명 중 과반인 7명은 해당 직종 전문가의 추천을 받겠다고 밝혔다. 인력수급추계위에서 마련한 안을 의료인력 정책 의결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의 심의 과정에 최대한 반영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의료계 공동 입장문에서 정부에 "2025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해 의제 제한 없이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며 "따라서 우리는 보건복지부가 10월 18일까지 요구한 '의사인력추계위 위원 추천'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26년 의대증원도 논의할 수 있다"는 박 차관의 이날 발언은 의협 등 의사단체의 '2025년 의대 증원 논의 요구'에 사실상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인력수급추계위를 통한 의정 대화 복원 구상의 실현 가능성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