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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지하경제 활성화"로 SNS 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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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근혜 "지하경제 활성화"로 SNS 평정 [대선 SNS 풍향계]<2> "이명박이 사라졌다"
지난 4.11 총선 때 "이명박이 숨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대통령선거는 어느 나라든 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심판과 반성과 성찰에 기초한 미래 비전 평가라는 두 개의 성격을 가진다. 그런데 여전히 현직 대통령인 "MB는 꼭꼭 숨어 있다."

박정희, 이명박, 노무현 대리전?

SNS 주간 버즈량(언급량, 12월4일~12월10일)을 살펴보면, 1위 박근혜 169만건, 2위 문재인 163만건, 3위 이정희 81만건, 4위 안철수 68만건 순으로 돼 있다. 5,6,7위는 누구일까?

눈치 빠른 사람은 이미 알아챘을 수 있다. 박정희, 이명박, 노무현 순이다. 이들은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10%에 불과한 17만~14만건의 버즈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박정희, 노무현 전 대통령들 사이에 꼭꼭 숨어 있는 것이다.

이는 야권의 이른바 '반MB 전선'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과,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전면에 내세워 문재인 후보를 '친노 프레임' 안에 가두려는 새누리당의 전략이 일정하게 먹혀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2월11일 새누리당 선대위 이동현 수석 부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 113억 원을 갚으라"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해 네거티브 프레임 전쟁을 선포했다.

새누리당이 참여정부를 계속 환기시킴으로서 MB정부의 실정을 숨기는 전통적 프레임 전략을 쓰는 것을 나무랄 생각은 없다. 선거란 전부 혹은 전무를 건 사활적 게임이기 때문이다. 2012년 오바마 재선캠프도 전임 대통령인 부시를 끌어들여 높은 실업률의 책임을 덧씌움으로서 경제위기 프레임을 돌파할 수 있었다. 실제 압도적으로 많은 미국 국민이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보다 부시에게 경제위기의 실질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롬니는 부시의 유탄을 맞고 쓰러진 셈이다.

이 지점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 전략은 무기력한 편이다. MB의 실정을 효과적으로 폭로하지 못함으로써 최전선 프레임에서 주도권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전선을 주도적으로 이끌려면 상대 후보를 공격할 어젠다를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메시지의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전선에서는 이것저것 말하는 '똑똑한' 스피커보다 무식해 보일 정도로 한두 가지를 반복해서 말하는 '전략적' 스피커가 이기는 법이다.

프레임에서 밀리면,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100배쯤 힘이 든다. 문재인 캠프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안철수의 미래를 문재인의 리더십으로 연결하는 새 프레임을 심플하게 설계해야 남은 8일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캠프는 투표율을 떨어뜨리고 문재인 후보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네거티브 전략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2차토론 연관 버즈량 박근혜, 이정희 앞질러...문재인은 1,2차 모두 3위 기록

서설이 길어졌다.

10일 밤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펼쳐진 TV토론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중앙일보는 박근혜 후보가, 서울신문은 문재인 후보가 토론을 더 잘했다는 상이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2차 TV토론 시청률은 1차 때보다 1.7% 늘어난 37.9%를 기록했다고 TNms가 발표했다. 대선이 임박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는 양상을 보여준 것이다.

SNS 여론을 살펴보면 TV토론 자체에 대한 언급은 1차 토론 때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1차 TV토론 때 12월4일~5일 이틀간 30만건을 넘는 버즈량을 기록한 반면, 2차 TV토론이 열린 10일과 11일 오후 2시까지 약 19만건이 회자되고 있다. 1차 토론 때는 TV토론 방식 자체에 대한 이슈가 많이 언급된 반면 2차 토론 때는 그 이슈가 사라져 TV토론 키워드 언급량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유승찬

이는 TV토론 연관 검색어 순위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1차 토론 때 연관 검색어 베스트는 이정희, 박근혜, 문재인, 지지율, 선관위, 양자토론 순이었다. 선관위와 양자토론은 토론방식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였던 만큼 키워드 버즈량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2차 TV토론 연관 검색어 순위를 살펴보면 '지하경제 활성화'로 화제를 일으킨 박근혜 후보가 이정희 후보를 앞질렀고, 문재인 후보는 2차토론 때도 연관 검색어 3위를 기록해 1차토론 때보다 훨씬 더 안정감이 있었지만,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트위터에서도 1차 토론 때보다는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무난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2차 TV토론과 관련해 가장 많은 리트윗을 기록한 트윗은 노회찬 의원의 이른바 '고문론'이었는데, 2828회 퍼나르기를 기록했다. "어떠한 경우에도 고문은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TV 토론은 특정 참가자에겐 고문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지켜보기 힘듭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금 뭘 하고 있나요?"

이어 진중권 교수의 박근혜 후보 비판 트윗이 1766회 리트윗으로 2위에, 노종면 기자의 등록금 관련 트윗이 1472회의 리트윗으로 3위에 올랐다. 미디어몽구, 백찬홍, 강풀 등의 트윗도 베스트 10 안에 들었다. 박근혜 후보 지지자는 베스트 10에 한 명이 포함되었으며 884회 리트윗으로 7위에 올랐다.

당연한 얘기지만 지지하는 후보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뚜렷했으며, 다만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은 이정희 후보에 대한 코멘트도 많이 달았다. 또 문재인 후보의 인용 때문에 브라질 전 대통령 룰라가 4500번 회자되면서 한국 대선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2차 TV토론을 내용 자체로 보면 문재인 후보가 1차 때보다 많이 '성장'했다고 볼 요소가 많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뒤지고 있는 문재인 후보 입장에서 보면 TV토론을 대전환의 계기로 만들지 못했다는 점에서 약간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역으로 박근혜 후보는 토론 안에서 역전의 결정적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선방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박근혜-문재인 10일 버즈량은 역대 최고치 경신

2차 TV토론 버즈량은 1차 때보다 많이 감소한 반면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의 버즈량은 각각 35만건과 30만건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승찬

박근혜 후보는 전날의 두 배인 35만여건을 기록해 안철수 전 후보가 갖고 있던 31만건(후보사퇴시)의 기록을 넘어섰다. 문재인 후보도 30만에 가까운 버즈량을 일으켰고, 이정희 후보는 전날의 다섯 배 가까운 관심을 받았지만, 1차 토론 때에 비하면 현저히 줄어든 수치다. 투표참여운동을 중심으로 유세전을 벌이고 있는 안철수 전 후보는 전날에 비해 30% 가량 줄어든 6만4000여건의 버즈량을 기록했다.

긍정, 중립, 부정 구분이 가능한 키워드 분석으로 볼 때, 박근혜 후보에 대한 긍정 트윗은 35%, 부정 트윗은 63%였으며, 문재인 후보는 11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에 대한 이슈가 빠르게 퍼져 나가면서 부정적 언급이 66%까지 치솟았다. 긍정 트윗은 31% 정도에 불과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측의 SNS 공세가 상당한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대선 막바지 네거티브 대응 전략은?

오바마 행정부는 2009년인가, "국민이 기자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언론사에 보내는 보도자료를 같은 시간에 트위터, 페이스북에 공개하고 등록된 이메일로 전송했다. 그래야 언론사의 자의적인 왜곡을 막고 국민의 알 권리를 한층 더 존중할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우리나라 정당이나 대선캠프는 아직 이 정신, 즉 "국민이 곧 기자"인 시대를 열지 못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너무 좁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SNS를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만 생각하면 이 채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인색해지기 마련이다.

미국의 정당과 기업들은 이미 SNS를 전략적 미디어로 활용한 지 오래다. 오바마 재선캠프의 디지털 캠페인 책임자 테드 코프는 "트위터가 정치 작동 방식 전체를 바꾸고 있다"고 했고, 총 책임자였던 짐 메시나는 "2012년 선거는 2008년 선거를 구석기시대처럼 보이게 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보다 효율적인 선거 캠페인을 하려면 SNS에서 빠르게 유통되는 콘텐츠와 메시지를 생산하고 전파해야 한다. 특히 야권 입장에서 보면 지지층인 20대~30대 중간층이 공감할 만한 창의적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리고 기왕에 소통되고 있는 메시지 가운데 전략적으로 선택할 만한 것을 찾아 더욱 체계적으로 전파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문재인 캠프는 새누리당 선대위가 제기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을 둘러싼 네거티브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수세에 몰려 방어만 할 것인가, 공세적 계기를 찾아낼 것인가. 네거티브 전쟁이 본격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캠프와 민주당의 대응전략에 따라 막바지 대선 주도권의 주인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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