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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악플 의혹'은 태풍, '北 로켓'은 미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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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정원 악플 의혹'은 태풍, '北 로켓'은 미풍 [대선 SNS 풍향계]<3>투표참여 열기, 총선 때의 3배
트위터에 정치 얘기가 너무 많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을 보곤 한다. 한편으로 맞고 한편으로 틀린 얘기다. 다음소프트의 소셜 메트릭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선거 때 하루 선거 관련 버즈량은 7만5000건 정도였다.
하루 수집하는 트위터 데이터 건 수가 500만 건이라고 가정할 때 1.5% 정도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그러던 것이 지난 4.11 총선 때는 40만 건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약 8%에 이르는 수치다. 이번 대선 기간의 통계는 정확히 나와 있지 않지만, 하루 100만 건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위터 글 가운데 약 20%가 선거 얘기를 하고 있다는 뜻이고 이는 세계적인 추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니까 팔로잉한 타임라인만 보고 정치 얘기가 너무 많다고 얘기하는 것은 사실과 조금 다르다. 여전히 트위터에서는 먹는 얘기, 사진, 영화, 음악 얘기들로 수다 떠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는 얘기다.
ⓒ유승찬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를 직접적으로 거론한 버즈량만 하루 50만~60만 건에 이르고, 여기에 안철수, 이정희 등 주변 인물과 국정원, 로켓 등 이슈 등을 합하면 100만 건을 훌쩍 넘기는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일이 가까워올수록 국민들의 관심도 더욱 집중되고 버즈량도 한껏 늘어날 것이다.
박근혜, 문재인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여론조사 결과처럼 박빙의 대결이 SNS상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12일의 경우엔 국정원 직원의 문재인 후보 비방 의혹이 확산되면서 버즈량이 박근혜 후보를 앞질렀다.

SNS에서 국정원은 '태풍'- 북한 로켓은 '미풍'
오늘부터 이른바 '깜깜이 선거'가 시작됐다. 각 언론사는 D-6을 맞이해 일제히 '마지막'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적게는 0.5%에서 7% 격차에 이르는 다양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재인 후보가 이기는 조사결과는 한 건도 없었다. 다만 대체로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따라붙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 야권지지자들에게는 하나의 위안일 것이다. SNS에서 여론조사 관련 버즈량만 11일 이후 지금까지 약 5만여 건을 기록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단순 포스팅부터 여론조사 자체에 대한 강한 불신 등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어쨌든 초박빙의 피터지는 계가싸움이 시작됐다. 6일 동안 여론조사 추세대로 박근혜 후보가 승리할지,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문재인 후보가 대역전극을 펼칠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두 개의 '빅 이슈'가 터져 나왔다.
하나는 국정원 직원이 인터넷 댓글에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고 또 하나는 북한이 예상을 깨고 로켓을 발사한 사건이었다. 이 두 개의 이슈는 트위터에서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렇다면 두 개 가운데 무엇이 더 많이 언급됐을까.
단연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사건'이 압도적이었다. 사건이 제기된 11일 밤부터 13일 오후 2시까지 국정원 관련 버즈량은 무려 36만8544건을 기록했다. 처음엔 야권 지지자들의 일방적인 공세로 시작했고, '여직원의 인권'을 앞세운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게 이어졌다.
[KBS선거방송단](@kbselection)의 트윗이 순식간에 1435회를 기록하며 퍼졌다.
"'신기해서' 알려드립니다. 국정원 여론조작 댓글 의혹과 관련해 새누리당 관계자의 말을 올렸더니 불과 몇 분만에 이렇게 동일한 RT와 멘션이 왔네요. 이렇게 보내주신 게 32분입니다. 뜨거운 관심 감사합니다 ㅎ"
'허위사실 유포자를 조사해야 한다'는 이른바 달걀군단의 떼공격을 인증샷으로 링크한 트윗이었다. 이와 함께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을 조사해야 한다는 조국 서울대 교수의 트윗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유승찬

반면 북한 로켓발사 사실은 12일 아침부터 13일 오후 2시까지 8만5296건이 언급됐다. 이명박 정부의 안보 무능과 참여정부 책임론이 동시에 퍼져나갔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숫자는 아니었고, 확산력도 그리 크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의 "미사일이 건물 20층 높이. 담뱃갑 크기도 다 위성에 걸리는 세상에 20층 높이의 로켓 분리 여부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냐"는 말을 인용한 조국 교수의 트윗이 700여회 리트윗됐고, "민주당과 문재인이 북한 김정은이 미사일 쏜 것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에 사과를 요구했군요. 6.25 전쟁 때였으면, 이승만 대통령에 사과 요구했을 겁니다"라고 언급한 변희재의 트윗이 636회 리트윗됏다.

안철수 주도 투표참여 운동...총선 때 비해 세 배 증가
안철수 전 후보가 주도하고 있는 '소리통' 투표참여 열기가 SNS에서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3일 오후 2시까지 투표 관련 버즈량은 18만 5436건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4.11 총선 때 선거일 2주일 전부터 1주일 전까지 7일 동안 기록한 투표참여 버즈량은 16만5980건이었던 데 비해 지난 1주일간 대선 투표참여 관련 버즈량은 43만1806건을 기록해 약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승찬


안철수 후보의 청년에 대한 투표참여 권유 트윗은 무려 7492건이 리트윗되면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청년들이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인들은 청년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청년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투표야말로 청년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중앙선관위의 여론조사에서도 꼭 투표하겠다는 유권자가 79.9%에 이른 데다가 SNS상에서의 투표참여 열기도 안철수 후보를 중심으로 뜨겁게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대선 투표율 70% 기록도 가능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깜깜이 선거'에 돌입한 야권이 투표율 제고로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야권, 네거티브 중단하고 '내려놓기' 계속해야
선거가 6일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뒤지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승리하려면 20~30대의 열정적인 투표참여가 필수적이다. 그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형성되고 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다행인 것은 안철수 전 후보가 전국을 돌며 흐름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대세역전이 가능할까.
이른바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사건'은 매우 '뜨거운 감자'다. 함부로 먹다간 사단이 날지도 모른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 스트레스를 못 견디고 네거티브에 집착하는 사람이 생기게 마련이다. 잘 관리해야 한다.
민주당은 '거리두기'를 통해 국정원 사건에 매우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13일 민주당 관계자들이 오피스텔에서 철수한 것은 백 번 잘한 일이다. 의혹을 밝히는 작업은 하되 감정적으로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을 갖고 박근혜 후보를 비난하는 것은 정말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1대0으로 지고 있는 축구 후반전 5분을 남겨놓고 골키퍼와 수비를 다 비운 채 모두가 상대 골문 앞에 가 있는다고 해서 경기를 이기는 것은 아니다. 한 골 더 먹으면 그냥 끝이기 때문이다.
지금 야권이 그렇다. 밀리고 있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네거티브에 집착하는 선거 관계자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 대응할 땐 정확한 근거를 갖고 해야 하고, 근거가 분명하다고 해도 다시 한 번 판단해서 대응해야 한다. 앞으로 6일, 정말 냉정해져야 한다. 한걸음 더 가까이 보고 자세히 보고 힘을 축적하면서 결정적 순간을 준비해야 한다.
더 나아가 네거티브를 하느라 윤여준 국민통합위원장의 감동적인 찬조연설을 묻히게 하는 것은 소탐대실이다. 민주주의에 빚을 졌다는 그의 설득력 있는 문재인 후보 찬조연설은 3만8000여 건에 이르는 버즈량을 기록하면서 감동을 전파하고 있다. 네거티브에 몰입하기보다 이런 감동을 확산하는 것이야말로 청년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길이다.
문재인 후보는 미래를 지향하는 투표참여운동을 기본으로 하면서 반MB 프레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는 분명하게 이명박 정부 5년에 대한 평가와 심판이라는 성격을 갖는다. 그것이 기본이다. 평가와 심판을 통해 새로운 미래세력이 희망의 다리를 놓는 것이지, 누구를 감정적으로 공격해 고꾸라뜨리는 과정이 아니라는 얘기다.
박근혜 후보 역시 우세를 굳히기 위해서는 총선 때 보여줬던 강력한 개혁의지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참여정부를 공격해서 피해가려 하지 말고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를 통해 스스로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안철수 전 후보의 저인망식 투표참여 운동에 문재인 후보는 '기득권 내려놓기'로 화답해야 한다. 반특권 프레임을 강력하게 가동하면서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임명직을 맡았던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하에서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안철수 지지자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걸림돌을 후련하게 치워줄 가시적 선언이 있어야 보다 흔쾌한 마음으로 정권교체와 새 정치의 도도한 물결에 그들이 기꺼이 합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전 후보는 13일 오후 5시경, 청주 유세 후에 다음과 같은 트윗을 올렸고 이 트윗 역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새 정치는 '기득권 내려놓기'로부터 시작합니다. 정치가 겸손해져야 합니다. 정치인은 지금보다 훨씬 낮아져야 합니다. 손에 쥔 것들을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합니다. 저도 초심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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