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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없는 '블랙아웃'…중간층이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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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여론조사 없는 '블랙아웃'…중간층이 움직이고 있다 [대선 SNS 풍향계]<6>최종 관건은 투표율!
숨막히는 승부가 계속되고 있다. 여론조사 발표가 금지된 이른바 '블랙아웃' 국면의 선거 판세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렇듯 부동층이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벌어진 3차 TV토론은 이정희 후보의 전격 사퇴와 불참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불꽃튀는 진검승부로 진행됐다.

일대일 진검승부...부동층 흡수엔 '미흡'

토론을 누가 더 잘했느냐 하는 단순평가는 지금 무의미하다. 누가 마지막 남은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였느냐가 유일한 관전 포인트였을 것이다. 초박빙의 형세에서 승리를 위해 중요한 것은 부동층의 표를 하나라도 더 끌어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16일 3차 TV토론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부동층을 유입하는 데는 두 후보 모두 크게 효과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체적으로 문재인 후보는 이정희 후보가 빠진 가운데 존재감을 과시하며 후반으로 갈수록 박근혜 후보를 밀어붙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압박과 설득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인 것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많은 야권 지지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박근혜 후보는 구체적인 정책 측면에서 당황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면서 문제의 핵심을 잘 못 파악하는 듯한 모습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하지만 국정원 사건, 전교조 문제 등 네거티브 포인트들을 끌어들이면서 보수 지지층을 향한 전략적 접근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토론 자체로 보면 문재인 후보가 훨씬 더 능동적이고 공세적이었으며 후반에 갈수록 특유의 설득력을 잘 발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문 후보 입장에서 지지층에게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가 제시한 전략적 네거티브 포인트에서 보다 유연하게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다. 3차 TV토론이 마지막 남은 중간-부동층을 껴안기 위한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에, 네거티브 문제제기에 대해 조목조목 대응하기보다 보다 큰 틀에서 토론의 방향을 미래를 위한 통합의 방향으로 끌고 가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유승찬

키워드를 'TV토론'으로 놓고 분석했을 때 3차 토론 버즈량이 가장 적었다. 이는 시청률이 다소 하락한 경향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여야 지지층이 결집한 상태인데다 이정희 후보 사퇴로 인해 관심도가 다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16일 대선 관련 버즈량은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박근혜 후보 버즈량이 44만 건을 돌파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고, 문재인 후보가 38만건, 이정희 후보가 11만 건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영화배우 박중훈씨의 트윗이 2700회 이상 리트윗되며 가장 많이 퍼져나갔다.

"대선 토론회를 봤다.한 쪽의 수준이 차마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서로가 생각하는 방향이 달랐을 뿐이지 양 쪽 다 일리가 있어서 유권자로서 고민하길 바랬었다. 한마디로 1,3,4,5,6,7,8,9,10 이었다. 어? 2가 없다.어이가 없었다."


중간층 정치관심 표현 대폭 늘어... NLL 변수 남아

다음소프트 조사에 따르면 트위터 대선관련 버즈량이 16일 127만 5355건을 기록해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이는 2차 TV토론 때의 91만 9440건, 1차 TV토론 때의 84만 5418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4.11 총선 때 하루 평균 버즈량 40만건에 비해 16일 버즈량은 그것의 세 배에 이른다.

또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이른바 트위터에 대선 관련 '유니크 사용자'(처음 대선에 관해 언급한 사람)가 매일 10만 명 가량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중도 무당파들의 대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투표율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유승찬

임수경, 정동영 버즈량이 근거 없이 오르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 쪽에서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과 투표율 제고를 위해 '반북, 반노인 프레임'으로 측면사격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TV토론 연관 검색어로는 '국정원' 키워드가 압도적으로 많이 언급됐으며, 17일 경찰의 기습적인 1차 수사결과 발표로 버즈량도 함께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경찰이 이례적으로 전날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서둘러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등 과정에서의 문제가 지적돼 대선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국정원이 NLL 고소고발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사실은 아직 트위터상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지는 않지만, 검찰이 이 내용을 기습적으로 발표할 경우 대선 막바지 판을 뒤흔들 폭풍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폭풍 변수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유승찬

대선 막판 결정적 변수는 20~30 투표율

몇 가지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는 역시 20~30 투표율이다.

ⓒ유승찬

특히 문재인 후보가 남은 기간 대세역전을 하기 위해서는 젊은 층 투표율 제고가 필수적이다. 전체 투표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별히 20~30 투표율이 일정한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면 문재인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20~30에 어필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는 포지티브한 캠페인으로 젊은 층의 높은 투표율에 대비해야지, 이들을 투표장에 안 나오도록 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매달리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SNS상에서 투표참여 열기는 지난 총선에 비해 두 배 가량 뜨거운 편이다. 각각 선거일 D-3일 버즈량을 비교해 보면 4월8일 투표참여 버즈량은 6만2597건, 12월 16일 투표참여 버즈량은 11만3592건을 기록했다. 물론 이 숫자만큼 투표율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대선은 총선에 비해 관심 집중도가 훨씬 높은 편이고 버즈량도 두 배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총선 때와 다른 점은 투표참여 운동에 안철수라는 구심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철수라는 구심점과 다양하고 창의적인 투표참여 운동, 그리고 선거 막판 그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긍정적인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오늘 12월 17일, 안철수 캠프 정치혁신포럼 대표를 맡았던 김호기 교수 등 기존에 지지표명을 하지 않았던 전국 교수 991명이 문재인 후보 지지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권교체를 위해 문재인과 안철수의 동행을 적극 지지합니다"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정권교체의 절박성을 지적하면서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정말 이제는 투표다.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거의 유일한 변수가 돼 가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기간에 막판 추격전을 벌여 온 문재인 후보가 승리하려면 젊은이들의 열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대선의 마지막은 오롯이 후보가 중심이다. 젊은 세대의 미래를 위해 쓸 수 있는 카드가 남아 있다면 지금 미련 없이 써야 할 것이다. 무언가를 내려놓아 감동을 줄 것이 있다면 과단성 있게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간곡하게 호소해야 한다. 문재인 후보는 정말 강력한 상대인 박근혜 후보에 맞서 최선을 다해 왔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이제 마지막 순간 문재인 후보와 지지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세대별 투표율을 감안한 냉정한 형세판단과 남김 없는 진심 그리고 젊은이들이 기꺼이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열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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