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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나 쓰러질 때까지 끌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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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나 쓰러질 때까지 끌어 보라" 단식농성 중 취임 100일 간담회…선거제도 개혁 강조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햐며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단식 5일차인 손 대표는 10일 오전 농성장인 국회 로텐더홀에서 연 간담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받아들일 것을 민주·한국 양당에 촉구했다.

손 대표는 특히 여당인 민주당을 겨냥해 "이해찬 대표가 아까 찾아와 '단식을 풀면 정개특위로 (선거개혁 논의를) 넘기겠다'고 했지만 이것은 정개특위 쟁점이 아니다"라며 "3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방향을 확실히 합의하고 계획과 과정까지 합의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구체적인 것을 정개특위에서 해야지, 기본 방향도 없이 정개특위에서 하라는 것은 부지하세월이고 (성사)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이 예산안 통과를 위해 한국당과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예산안은 1월 1일 밤에 한 적도 있다. 충분히 시간이 있었다"고 반박하며 "결국 선거제 개혁에 대한 아무런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감정이 격앙된 듯 "내가 이해찬 대표에게 '나 건강하니까 오랫동안 끌라. 쓰러질 때까지 끌라'고 했다"며 "내가 쓰러지든지 아니면 정권이 망할 것이다.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자신이 7일 본회의를 앞두고 이해찬 대표를 만났다면서 '도농복합안에 대한 정개특위 'B안' 내용을 모르고 있더라'고 주장하고 "이 대표가 정개특위 논의 과정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손 대표는 한국당을 향해서도 "한국당은 선거제도 개혁에 관심 없는 것이 뻔하다. '이대로 가면 보수를 합쳐서 1대1 단순다수대표제, 승자독식 제도로 1당은 못 돼도 2당은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당이 저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단식을 하고, 시민사회가 움직이고, 여론이 들끓는 것을 배제한다면 그러라고 하겠다. 그러면 자기들 망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당이 주장하는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를 민주당이 거부해서 막판 합의가 결렬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3당 협의가 원활하지 않았던 것은 도농복합형 문제 때문이 아니다. 솔직히 두 당 모두 선거제도 개편을 싫어하는 것"이라며 "꼼수 부리지 말고 국민 뜻이 의석에 반영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결국 이것(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배제할까 받아줄까 하는 싸움이지, 논리적 싸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선거제도 개혁 주장이 결국 바른미래당 등 소수정당의 이익을 위해서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른미래당이 몇 석을 얻을지믄 모른다"며 "지금 상황에서 바른미래당이 몇 석이나 더 얻겠느냐. 의석 수 몇 개가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론을 폈다. 회견에 동석한 김동철 의원도 "저희는 수권을 목표로 하는 당이지 3당, 4당 되는 게 목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지도부에서는 국회 의사일정에 대해 협조할 수 없다는 경고성이 연이어 나왔다. 오신환 사무총장은 "'더불어한국당'의 밀실 야합 예산안 날치기 통과는 국민을 배신하고 몰락의 길로 가는 것"이라며 "내일 예정됐던, 제가 소위원장인 사법개혁특위 검경개혁소위는 취소 통보했다"고 밝혔다. 오 총장은 "민주당이 본인들 원하는 것은 무조건 어떻게든 하려 하고, 새 시대를 열려는 선거제도 개혁은 안이하게 생각한다면 언제까지 한국당과 국회를 운영할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대표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며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단식으로 대통령 직선제와 지방자치제가 시행됐고, 부마항쟁과 6.10 항쟁,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독재가 종식됐다.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을 살아온 제가 기득권 양당의 야합과 의회주의 부정을 앉아 지켜볼 수 없어서 선배 지도자들의 길을 따라 민주주의 수호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결의를 다졌다.

한편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 당내 상황에 대해 "당은 아직도 불안하다. 지지율 정체와 정체성 갈등으로 많은 당원이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고, 주변의 끊임없는 요구로 고심하는 분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학재 의원 등 일부 당 소속 의원의 한국당 입당설이 불거진 가운데 나온 언급이었다. 손 대표는 "지지율 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 자신을 더욱 다지고 내부적 개혁을 통해 국민이 우리에게 눈을 돌리게 해야 한다"고 자강론을 폈다.

그는 단식농성을 시작한 후 유승민 전 대표가 자신을 2차례 찾아왔고, 유럽 체류 중인 안철수 전 대표와는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히며 "유 전 대표는 제 건강을 염려하고 '본인도 한국당 쪽(…) 지도부와 긴밀히 협의해 빨리 단식을 풀고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안 전 대표는 제 건강을 염려하길래 '건강 괜찮다. 염려 말고 열심히 공부하고 미래 대한민국을 준비하라'고 얘기했다"고 대화 내용을 전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본청 내 단식농성장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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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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