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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이제 나경원이 응답할 때…주말까지 입장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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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이제 나경원이 응답할 때…주말까지 입장 달라" "손학규·이정미 단식 중단하도록 민주·한국당에 호소"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이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거듭 민주·한국 양 당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 체제가 된 한국당을 향해 심 위원장은 "주말(16일)까지 기본적 입장을 제시해 달라"고 압박했다. 손학규·이정미 두 야당 대표의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에도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돌파구가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이 묻어났다.

심 위원장은 13일 오전 기자 간담회를 열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의 단식이 오늘로 8일째를 맞았다"며 "이번 주를 넘기면 열흘이 넘게 된다. 특히 고령인 손 대표(71세)의 건강을 고려할 때 저는 다음 주까지 단식이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운을 뗐다.

심 위원장은 "선거제도 개혁의 대전제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라는 원칙조차 끝내 합의되지 않아 두 대표가 국회에서 실려나가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대한민국 국회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한국당에 호소드린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라는 대원칙과 로드맵에 대한 큰 틀에서의 (합의) 처리를 통해 두 대표가 단식을 풀고 다음 주부터 정개특위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심 위원장은 특히 "이제 한국당이 응답해야 할 때"라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선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고 의원들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뜻을 존중하지만, 그럼에도 단식 등 상황이 엄중하고 그간 한국당 내 정치 일정으로 인해 논의가 지체된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당은 주말까지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큰 기본적 입장을 제시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부정적'이라는 일부 보도를 봤는데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원내대표는 개인이 아니다. 전임자인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공감·동감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개특위가 제시한 3개 안 모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전제로 한 안"이라며 "이것을 위원장 혼자 만든 게 아니라 여야 간사가 합의해 만든 것이고, 정개특위는 논의를 원점에서 새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수년 간 정개특위를 통해 논의하고 공감해 온 토대 위에서 이번에는 대단원, 결실을 맺자는 것이 이번 정개특위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신임 나경원 원내지도부가 그간의 여야 협의 경과를 이어받고 존중해 달라는 취지의 당부다. 그는 "수년 간의 논의·공감을 원천적으로 부정한다면 그것은 선거제도 개혁 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연동형 비례제 도입은 권력구조 개편과 같이가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데 대해서도 "권력구조와 관련이 있다는데 대해 동의하지만, 지금과 같은 대결 구도의 국회 하에서 막중한 무게를 갖는 논의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음을 이미 확인했다. 그래서 이번 정개특위를 구성할 때 민주당 한국당이 '일단 국회가 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을 합의하고 잘 합의된다면 그게 개헌 논의를 여는 문이 될 것'이라는 공감이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전임자로부터 인수인계를 잘 받아서 '국회에서 가장 효과적인 논의 방법으로 '선거제도 선(先)합의, 후(後) 개헌 논의'를 결정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 일각에서 '한국당을 제외한 4당이라도 일단 합의를 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과 관련해 '16일까지 한국당이 입장을 제시하지 않으면 4당만의 합의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나 원내대표가 지난 11일에 선출됐고, 한국당의 노력과 입장을 들어보지도 않고 '4당 합의'를 거론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한국당이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을 명분을 주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의원정수 확대 반대여론이 연동형 반대 명분이냐"

심 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민주당 최고위원회 입장이 나름 의미가 있지만, 민주당과 야3당만 합의해서 선거제도가 개혁될 수 있다면 진작 됐을 것"이라며 "선거제도를 포함함 정치개혁은 특위에서도 사실상 합의제 식으로 운영된 전통이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당의 동참이 중요하다"고 한국당을 포함한 합의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민주당·한국당을 포함한 '큰 틀의 합의'의 핵심 내용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원칙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민주당이 최고위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 입장을 재확인한 데서 머무르지 말고, 한 발 더 나아가 선거제도 개혁을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다뤄 달라"며 "'왜 우리만 갖고 그러냐'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선거제도 개혁은 민주당이 '20년 수권' 과제를 해결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질 때 가능하고, 또 다양한 협상 수단을 가동할 수 있는 집권 여당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확고한 의지 없이는 선거제도 개혁을 이룰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어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구 획정을 논의할 수 있도록 빨리 선거제도 개편(방향 확정)을 해달라는 촉구문이 와 있는 상황"이라며 "선거구획정위원회가 4월까지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게 법정 시한이다. 그러면 최소한 12월에는 큰 틀의 합의가 있어야 하고 아무리 늦어도 2월 임시국회까지 (법 개정을)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일부 민주당·한국당 의원들이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면 의원 정수가 늘어나니 안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데 대해 심 위원장은 "의원 정수를 늘리든지 지역구 의원을 줄이든지 둘 중 하나는 결단해야 비례성 강화 개혁이 진정성을 갖게 되는 것인데, 우리 야3당은 '의원 정수를 확대하고 세비 조정을 포함한 과감한 국회 개혁 방안을 내놓고 국민 앞에 엎드려서 좋은 정치를 위해 받아달라'고 하자는 입장인데, (만약) 정수 확대를 하지 않고 비례성 강화를 하겠다고 한다면 저희가 그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러면 지역구 의석 축소 결의를 해 줘야 책임 있는 입장"이라고 반론했다.

심 위원장은 "'국민이 반대할 것이니 정수 확대는 어렵다'고 하는데, 거꾸로 묻고 싶다. 국민이 '국민을 닮은 국회'로 개혁하라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비판적인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그 어떤 노력을 한 번이라도 한 적 있는지 묻고 싶다"고 역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들 의견을 경청하고 국민이 원하는 국회의 변화하는 모습을 약속한다면 국민은 마음을 여실 거라 믿는다"면서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과감한 국회 개혁 방안을 동시에 운영위원회에서 결의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그렇게 해도 국민들이 받아주시지 않는다면 그 뜻을 따를 수밖에 없겠지만,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국민 핑계를 대며 (이를) 연동형 비례제 반대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 그것은 특권·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한국당 빼고 4당만이라도 논의하자" vs. 손학규 "내가 보름은 견디겠지"

심 위원장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12월 중 한국당을 포함한 원내 5당의 기본 방향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혁 기본 방향에 우리는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단식농성을 풀고 우선 정개특위를 가동해서 논의를 본격화하자는 게 우리 당 제안"이라며 "야3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당을 설득해 합의를 해 오라'고 주장하는데, 노력은 하겠지만, 어제 나경원 원내대표 등과 얘기해 보니 한국당 내 선거법 관련 논의가 아직 충분치 않고 연동형 비례제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 분위기"라고 전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과 합의 도출을 시도해 보겠지만, 만약 여의치 않으면 야3당과 민주당만이라도 연동형 비례제를 중심으로 한 선거법 개정에 대해 정개특위를 가동해서 논의를 활성화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손학규·이정미 대표의 단식농성장을 찾아 이같은 입장을 재차 전달했으나, 두 대표는 이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게 "우선 4당이라도 합의할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원칙으로 하는 것을 기정사실화시키면서, 그것을 가지고 나중에 한국당을 설득하든 압박하든 그런 방향으로 나가는게 맞지 않을까"라며 "빨리 정개특위를 가동하자. 정개특위를 무력화시키려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누가 (정개특위를) 무력화시키나"라고 반발하며 "이런 프레임이 나오는 게 우려스럽다. 책임 있는 결단으로 큰 틀에서 먼저 합의하고 정개특위에서 논의해야지, 정개특위 무력화라는 말만 떠들면 불신이 커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손 대표를 만나서도 "정개특위가 활성화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손 대표는 "정개특위가 결정을 할 수가 없지 않느냐"며 부정적 의견을 말하고 "내가 얼마나 더 살겠다고. 오늘이 만 7일째인데 보름이야 안 견디겠느냐. 보름 안에 해결을 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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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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