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이틀간 방문의 첫 일정으로 1일(이하 현지 시각) 오후 3시 30분 하노이 시내에 위치한 주석궁에 도착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주석과 주석궁 앞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는 어떠한 외부 활동도 하지 않았다. 지난 2월 28일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숙소에 들어간 지 24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의장대 사열을 받은 이후 양 정상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조미(북미) 수뇌회담 기간에 베트남 동지들이 우리의 활동을 위해, 편의를 위해 성심성의로 모든 것을 보장해 주신 데 대해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북한)과 베트남 사이 친선의 역사는 가리울 수도, 지울 수도 없는 친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가슴으로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에 쫑 주석은 김 위원장의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내년이 양국 수교 70주년이라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김 위원장의 방문이 양국관계 역사에 중요한 '새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쫑 주석과 회담에 이어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3위인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을 면담했다. 그는 이후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리는 환영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그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지난 1958년과 1964년 베트남을 방문한 이후 55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약 반세기 만에 이뤄진 방문이었지만 김 위원장의 공식 일정은 다소 간소한 편이다. 이날 베트남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과 만찬에 이어 이틀째인 2일에는 오전에 호치민 전 주석의 묘를 방문한 뒤 바로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경제 발전의 모델로 삼고 싶다는 의중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산업단지 시찰과 같은 일정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으나 이날 현재까지 이같은 일정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의 베트남 공식 친선 방문 일정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김 위원장이 2일 베트남 방문의 관문 역할을 한 동당역에서 특별 열차를 통해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전해지면서 평양으로 돌아가기 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남을 가질지 여부도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만나 회담에 대한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협상에 대비하는 행보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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